7년 구강암 투병…제주남방큰돌고래 ‘턱이’ 사체 발견

입력 2025-06-05 16:41
제주남방큰돌고래 ‘턱이’의 생전 모습. 다큐제주 제공
구강암을 앓으면서도 7년 넘게 제주 앞바다에서 생존한 남방큰돌고래 ‘턱이’가 세상을 떠났다.

5일 제주대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와 오승목 다큐제주 감독에 따르면 지난 2일 제주 서귀포시 중문 앞바다에 남방큰돌고래 사체가 떠올랐다.

김병엽 제주대 교수와 오 감독은 해양경찰 연락을 받고 현장으로 달려가 숨진 돌고래가 턱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턱이는 죽기 전날까지 대정읍 무릉리 앞바다에서 유영하는 등 비교적 양호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남방큰돌고래 ‘턱이’의 생전 모습. 다큐제주 제공
2019년 제주 바다에서 처음 발견된 턱이는 돌출된 혀와 부러진 턱 때문에 주둥이가 제대로 닫히지 않는 상태였다. 턱이라는 이름 역시 이러한 모습 때문에 붙여졌다. 당시 전문가들은 구강암으로 인해 턱이 변형된 것으로 추정했다. 

오 감독 등의 추적 연구 결과 턱이는 사냥이 쉬운 넙치를 주식으로 하며 7년 동안 투병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몸집이 큰 사냥감인 경우 턱의 기능을 상실한 턱이가 이빨로 절단할 수 없기에 힘겨운 생존 투쟁을 벌여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오 감독은 자신의 SNS를 통해 “(턱이는) 발견 이후 7년여 동안 강한 생명력으로 희망의 상징이기도 했다”며 “(턱이의) 영혼이 아름다운 곳에서 편히 쉬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