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근대 교육기관 ‘배재학당’이 창립 140주년을 맞았다.
배재학당이 운영하는 대전 배재대는 5일 교내 아펜젤러기념관에서 ‘배재학당 창립 제140주년 기념예배’를 개최했다.
이성덕 배재대 교목실장의 성경봉독으로 시작된 기념예배는 태동화 배재학당 이사의 설교 및 축도, 조보현 배재학당 이사장 및 김욱 배재대 총장의 기념사와 창립 200년을 향한 종이비행기 날리기 행사 등이 진행됐다.
조 이사장은 기념사에서 다음 100년을 위해 지금은 구성원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이 자리는 140년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다음 100년을 향한 배재의 새 비전을 다짐하는 자리”라며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우리는 글로벌 인재, 섬김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 신앙과 학문이 조화를 이루는 배재만의 특별한 교육 모델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창의적 인재, 섬김의 리더를 양성하자”고 역설했다.
김 총장은 “아펜젤러 선교사가 뿌린 배재학당이라는 작은 밀알이 140년이 흐른 지금 배재대라는 거목으로 성장했다”며 “모든 분들이 알고 있듯 대학, 특히 지방사립대를 둘러싼 주변 환경은 결코 만만치 않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이에 따른 대학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은 우리에게 많은 고민을 안기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우리가 꾸준히 나아갈 수 있었던 이유는 구성원들의 뛰어난 능력과 많은 이들의 지지 덕분”이라며 “배재대는 배재학당의 교육이념인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기라’는 교훈 아래 지역과 국가발전에 이바지하는 미래 인재 양성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1885년 미국인 선교사 아펜젤러가 영어 교육을 위해 세운 배재학당의 역사는 불과 두칸짜리 방에서 시작됐다. 이듬해인 1886년 6월 고종이 ‘유용한 인재를 키우는 집’이라는 뜻의 ‘배재학당’이라는 교명을 하사하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근대 교육기관으로 발돋움했다.
배재학당은 그동안 수많은 민족의 선각자를 배출하며 대한민국 근·현대사에서 다양한 최초의 역사를 써 내려왔다. 1896년 4월 독립운동가 서재필 선생이 배재학당 내에서 독립신문을 발간했으며, 1897년 7월에는 아펜젤러를 주간으로 조선 그리스도인 회보를 창간하기도 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