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진을 걸고 계엄군과 시민이 패싸움을 벌이는 장면을 묘사한 미국 게임 ‘광주 런닝맨’이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유통되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역사 왜곡”이라며 삭제 요청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5일 게임위는 “스팀에서 해외 이용자들이 이용가능한 역사왜곡 게임 ‘광주런닝맨’에 대해 518기념재단과 협력해 삭제에 나설 것”이라고 공지했다.
해당 게임은 계엄군과 시민 중 한 진영을 선택해 패싸움에 참여하는 설정으로 개발됐다. 518 기념재단 측은 5일 입장문을 통해 “역사적 가해자 중심의 왜곡된 시선으로 설계된 게임”이라면서 “댓글 등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정치적 의도와 역사 왜곡의 맥락 안에서 소비되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게임위는 지난 3월에 게임산업법 위반을 사유로 해당 게임이 국내에 유통되지 않도록 차단 조치했으나 아직 해외에선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게임위는 “국내법이 해외 이용에까지 적용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지해 518기념재단과 함께 광주런닝맨 게임에 대해 스팀 게임 플랫폼 운영사인 밸브사에 삭제를 직접 요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게임위는 국내법 적용이 안되는 해외에서 우리나라 역사 왜곡 게임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자체등급분류사업자 교육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게임위는 외교 당국, 관계 기관과 협조해 역사 왜곡 게임 삭제 방법을 함께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게임위는 지난해에 로블록스 내 유통 게임인 ‘그날의 광주’를 518기념재단과 함께 차단·삭제한 바 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