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콘텐츠진흥원이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가 과학적 근거 없이 이뤄졌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콘진원은 오는 30일까지 게임이용자 패널 연구 5차년도 보고서를 기반으로 한 학술논문 경진대회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5일 밝혔다.
지난달 19일 발간된 해당 보고서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국내 아동·청소년 924명, 성인 701명을 대상으로 5년간 동일한 패널을 구성해 관찰한 국내 최초의 게임 종단 데이터다.
패널 연구 결과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상 게임으로 인해 12개월 이상 삶의 통제력 상실, 부정적 영향 지속 등이 나타난 응답자는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콘진원은 게임 과몰입군보다 일반이용자군의 게임 이용 시간이 더 길게 나타나 게임 시간만으로 문제행동을 예측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게임이용자의 게임행동 유형이 자주 바뀌는 것으로 조사돼 게임이용장애 진단 기준이 보다 다차원적인 맥락에서 검토되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전체적으로 아동·청소년 및 성인의 게임이용 시간, 이용 게임 수는 시간이 흐를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진학, 학업환경 변화, 취업, 직업환경 등의 생애주기 요인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연령 증가에 따라 게임 이외의 다양한 여가활동으로 전환되는 경향 또한 확인됐다.
보고서는 게임 행동과 관련해 의료적 개입이 아닌 사회적 맥락과 생애주기적 변화의 중요성을 고려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콘진원은 이번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전국 대학생, 대학원생 및 일반 연구자가 참가하는 ‘게임이용자 패널데이터 활용 논문 공모전’을 연다.
공모 주제는 ▲게임이용 시간과 행동유형 관계 ▲게임과 일상시간(학습, 수면 등) 연관성 ▲부모의 게임통제 방식과 자녀 게임행동 ▲‘게임 리터러시’ 등에서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유현석 콘진원 원장직무대행은 “게임이용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아닌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번 게임이용자 패널 연구와 경진대회를 통해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논의의 학술적 기반을 마련하고 효과적인 정책 수립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콘진원은 오는 13일 오후 2시부터 한국정책학회와 공동으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대응 특별세미나’를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에서 개최한다. 이번 세미나는 학계 전문가들과 함께 게임이용장애 관련 국내 연구 발표와 논의를 통해 질병코드 등재 대응과 정책 결정의 기준 및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마련됐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