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전 대선 후보는 4일 비공개 만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대법관 증원법 통과를 책임지고 반드시 막아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첫날 대법관 정원을 늘리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1소위원회에서 통과시켰다.
김 후보는 이날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 후 가진 만찬 자리에서 한 국민의힘 법사위 소속 의원에게 이같은 당부를 했다고 한다. 오후 5시부터 2시간가량 이어진 만찬에는 권성동·나경원·양향자·이정현 공동선대위원장 등 선대위 지도부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만찬에서는 이재명정부 인사에 대한 우려가 주로 나왔다. 특히 김 후보는 국정원장 후보자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지명된 데 대해 “정말 이상하다”고 비판했다고 한다. 또 김 후보는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된 김민석 의원에 대해서도 “그건 아니다”라며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는 앞서 해단식 모두발언에서 “이번 이재명 대통령 취임식을 보며 너무나 역사적으로 큰 죄를 지었다고 생각한다”며 사죄 의미의 큰절을 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해 굉장히 의구심이 많이 들고, 국무총리 또한 대한민국을 통합으로 가져갈 수 있는지 굉장히 불안하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대선 패배 후 당내 민주주의 회복과 쇄신도 촉구했다. 김 후보는 “삼척동자가 보더라도 말이 안 되는 방식으로 우리가 공직 후보자를 뽑지 않았느냐”며 “당내 민주주의가 완전히 무너진 점에 대해 깊은 개혁과 성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 당 관계자는 “김 후보는 당의 미래를 굉장히 걱정하고 있다. 당의 어른으로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실지 숙고 중”이라고 전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