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우라늄 농축 포기하지 않을 것”…美 핵심 요구 ‘거부’

입력 2025-06-04 17:26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로이터연합뉴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우라늄 농축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메네이가 미국의 핵심 요구에 대해 거부하며 이란과 미국 사이 핵 합의 타결이 불투명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하메네이는 TV연설을 통해 “우라늄 농축은 우리 핵 프로그램의 핵심이며 적들은 농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미국의 제안은 우리 국민의 자립 신념과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원칙과 모순된다”고 말했다.

이어 “오만한 미국 지도자들은 이 요구를 다양한 방식으로 반복하고 있다”며 “이란의 핵 산업은 기반 산업이며 우라늄 농축 없이는 무용지물이 된다”고 맹비난했다.

2018년 1기 임기 당시 이란 핵 합의를 파기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월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새로운 합의안 마련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란과 미국은 4월부터 오만 등의 중재를 바탕으로 5차례 협상을 진행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도 중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협상은 공전 중이다. 이란은 ‘평화적 목적’이라며 무조건적 우라늄 농축 제한은 반대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한시적으로 제한적 수준의 저농축 우라늄 생산을 허용하는 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사실상 하메네이가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그의 발언은 이란이 자국 내 우라늄 농축 능력을 완전히 포기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란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라며 “다만 하메네이는 미국의 제안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으며 협상 과정 자체나 합의 도출에 대해 거부한다는 의사를 표명하진 않았다”고 전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