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첫 개최한 ‘2025 제주AI국제필름페스티벌’에서 프랑스 엘리엇 오를리에 감독의 ‘에볼루션’(Evolution·진화)이 대상을 차지했다.
4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도가 주최하고 제주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AI국제필름페스티벌에 95개국 1210편이 출품돼 이중 18편이 입상했다.
대상작은 오락거리로 전락한 사이버네틱 동물 왕국에서 새끼를 보호하려는 어미 고릴라의 여정을 담고 있다.
심사위원장은 맡은 양윤호 감독은 “대상을 포함한 입상작들은 인공지능(AI) 시대에 인간이 무엇을 느끼고 표현해야 하는가에 대한 방향성을 잘 보여주었다”며 “특히 유럽과 미국의 작품은 애니메이션, 실험영상, 파스텔톤의 미감 등에서 독창적인 형식과 분위기를 선보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제주를 소재로 한 작품도 눈길을 끌었다. 제주의 전통 품앗이 문화 ‘수눌음’의 공동체 정신을 다룬 ‘렛츠 수눌음’이 픽션 부분 최우수상을 받았다. 제주도민으로 구성된 제작진이 해녀 어머니 이야기를 소재로 만든 ‘코지(COZI)’는 논픽션 부문 장려상을 수상했다. 제주4·3을 배경으로 한 ‘계절은 붉게 물들고’도 화제작으로 꼽혔다.
‘2025 제주AI국제필름페스티벌’은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제주문예회관과 BeIN; 공연장에서 펼쳐진다.
개막식에선 대상작과 제주 신화를 소재로 한 ‘바람, 꿈’, AI로봇 포포의 휴머니즘을 그린 ‘I’m PoPo’가 초청 상영된다. 9일에는 공모전 시상식, 포럼, 기업특강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된다.
페스티벌 기간 중에는 AI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미디어아트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BeIN; 공연장 로비에서 한국 어도비(Adobe Korea)의 생성형 AI ‘Firefly(그림 영상 인공지능)’ 체험 부스와 구글클라우드의 최신 Gemini가 탑재된 AI로봇, KT제주단의 케이터링 로봇, SW미래채움제주센터의 AI로봇축구와 AI오목로봇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수상작 예고편은 제주도 공식 유튜브 채널 ‘빛나는 제주TV’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 프로그램 상세 일정은 공식 누리집(www.jjaiff.kr)에 실려 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AI가 영화 제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고 있는 지금, 제주에서 글로벌 AI 전문 영화제를 개최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AI를 매개로 한 콘텐츠 교류가 제주에서 한층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