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넣는 수비수’ 설영우 ‘2관왕 기운’ 안고 왔다…“이젠 결과 낼 때”

입력 2025-06-04 16:00
설영우가 4일(한국시간) 이라크 바스라에서 열린 훈련에 앞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국가대표 풀백 설영우(26·즈베즈다)가 득점 욕심을 드러내며 이라크전 승리를 다짐했다. 유럽 데뷔 첫해였던 올 시즌 소속팀 붙박이 주전으로 올라선 뒤 2관왕을 이끈 만큼 자신감에 물이 올랐다.

설영우는 4일(한국시간) 이라크 바스라에서 열린 훈련에 앞서 “이제는 대표팀이 결과를 내야 할 때”라며 “대표팀에서 어시스트는 있는데 아직 득점은 없다. 공격적인 면에서 잘 되는 만큼 골을 넣어서 이기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흐름을 이어간다면 대표팀 첫 득점도 기대해볼 만하다. 지난해 여름 K리그1를 떠난 설영우는 세르비아 츠르베나 즈베즈다에서 유럽 데뷔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냈다. 측면 수비수임에도 공식전 6골 8도움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그동안 설영우는 국내 무대에서도 한 시즌에 득점은 3골, 도움은 4개를 넘겨본 적이 없었다.

팀 기여도에서도 빛났다. 입단과 동시에 빠르게 주전으로 올라선 설영우는 올 시즌 40경기를 뛰며 공수 전반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설영우의 활약에 즈베즈다는 정규리그와 세르비아컵에서 ‘더블’(2관왕)을 달성했다.

설영우는 “유럽에서 좋은 선수와 많이 부딪치다 보니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며 “(이강인, 손흥민 등) 동료들이 너무 큰 대회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려서 내가 많이 묻힌 것 같다. 아쉽지만 나중에 더 좋은 리그,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어느새 대표팀에선 중고참이 된 만큼 책임감도 더 커졌다. 설영우는 “지난 소집부터 사이드백 중 경기 수, 나이가 가장 많은 선수가 됐더라”며 “후배들이 루틴대로 잘 준비하도록 힘이 돼 주려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김민재의 부상 공백이라는 위기 속에서 흔들리는 수비 중심도 잡아야 한다. 홍명보 감독 부임 후 설영우는 8경기 연속 대표팀의 고정 선발 풀백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무실점 경기는 지난해 10월 요르단 원정 경기가 마지막으로 이번엔 책임이 막중하다.

이강인이 4일(한국시간) 이라크 바스라 알 파이하 스타디움에서 훈련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은 6일 이라크와 9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본선 티켓을 손에 넣는다. 이번에 본선행을 이루면 통산 12번째로,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이어지는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기록도 거머쥔다.

이날 비로소 26명 완전체를 이룬 대표팀은 낮 시간대 최고 기온 45도를 육박하는 무더위에서 담금질을 이어가고 있다. 전술 훈련에선 포지션별로 복수의 선수를 기용해 출전 선수 최적의 조합을 찾고 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