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당국이 SPC삼립 시화공장에 대해 요청한 압수수색 영장이 두 차례 기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경찰과 고용노동부, 검찰 등 3개 수사기관(이하 수사팀)은 지난달 19일 해당 공장에서 근로자가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직후 협의를 거쳐 수원지법 안산지원에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이와 관련해 검토를 한 뒤 기각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기각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수사팀은 법원 지적사항을 보완해 지난달 말 다시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재차 기각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이 역시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통상 산업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 압수수색은 현장 감식과 더불어 원인 규명을 위해 거쳐야 할 필수적인 절차다.
2022년 평택 SPL 제빵공장 20대 여성 근로자 사망, 2023년 성남 샤니 제빵공장 50대 여성 근로자 사망 사고는 각각 사고 발생 5일과 3일 만에 압수수색이 단행됐다. 청구한 영장은 법원에서 단 한 차례 기각 결정 없이 즉각 받아들여졌다.
이번 경우가 다른 SPC 계열사 사고 사례와 대조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근로자 사망 사고 수사에서 압수수색 영장이 한 차례 정도 기각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보완을 거쳤음에도 재차 기각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노동부와 검찰에서도 ‘영장이 어떻게 두 번이나 기각될 수 있느냐’는 등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수사팀은 SPC삼립 시화공장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3차 청구를 비롯해 후속 수사 방향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수사팀은 지난달 27일 합동으로 현장 감식을 하는 한편 공장 관계자들을 형사 입건하는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수사팀은 영장 3차 청구 여부를 두고 “수사 중인 사안이므로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19일 새벽 3시쯤 경기도 시흥 소재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근로자 A씨가 숨지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는 A씨가 기계에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던 중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