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분위기는 3일 오후 8시 방송3사(KBS, MBC, SBS) 공동 예측(출구)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극명하게 엇갈렸다. 이재명 후보의 예상 득표율이 50%를 넘을 것이라는 결과에 민주당은 환호했고, 국민의힘은 당혹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 모인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은 이 후보가 ‘과반 득표’를 기록할 것이라는 지상파 3사 출구조사가 보도되자 “우와”하는 함성을 쏟아내며 박수를 쳤다.
일부 관계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이재명”을 연호하기도 했다. 서로 악수를 나누거나 포옹하며 그동안의 노고를 격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국민의힘 우세 지역으로 평가되는 부·울·경(PK) 지역에서도 이 후보가 선방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오자, 또다시 환호성이 터졌다.
박찬대 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KBS에 나와 “주권자 국민이 내란 정권에 대해 불호령 같은 심판을 내린 것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10% 포인트 이상 격차가 난다는 출구조사 결과에 당황했다.
선거전 막판 불거진 이 후보의 가족 관련 의혹, 진보 진영 스피커인 유시민 작가의 실언 등 변수가 보수 결집으로 이어져 이날 본투표에서 표몰이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에 못 미치는 결과에 국회도서관 강당 개표 상황실에 모인 국민의힘 지도부는 술렁였다.
“어” 하는 탄식도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방송을 보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한숨을 쉬었고,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해 선대위 관계자들도 말없이 화면만 응시했다.
일부 인사들은 김문수 후보와 이 후보가 울산과 경남 지역에서 접전을 펼치고 있다는 결과가 나오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 중 일부는 오후 8시6분쯤 상황실을 떠나기도 했다.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은 KBS 인터뷰에서 “오차 범위 내에서 다소 열세나 저희가 다소 앞서는 것으로 나올 줄 알았는데 상당히 많은 차이가 나오는 것은 굉장히 아쉽다”며 “다소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나 위원장은 이어 “당내 다소 혼란으로 인해 저희가 뒤늦게 선거를 시작했고, 선거 막판에 터진 각종 이재명 후보 본질을 알려주는 악재가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게 아쉽다”며 “사전투표율이 매우 높았던 데에는 그런 악재가 반영되지 않고 진행돼 그것도 아쉽다”고 덧붙였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