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지정학 바뀔 것”…중화권 언론도 한국 대선 결과에 촉각

입력 2025-06-03 16:43
3일 한국의 대통령선거 투표 시작을 알리는 중국중앙TV 뉴스. CCTV캡처

중국, 대만, 홍콩 등 중화권 매체들도 한국 대통령선거 소식을 속보로 전하며 큰 관심을 표했다. 대만 언론에선 이번 선거로 동북아시아의 지정학적 지형이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3일 오전 6시부터 한국의 대선 투표가 시작됐다면서 이날 오후 8시까지 전국 1만4295개 투표소에서 투표가 진행된다고 전했다. 오후 8시 30분쯤 개표가 시작되면 4일 새벽에 당선자의 윤곽이 드러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관영 신경보는 “이번 선거를 통해 누가 집권하든 계엄 위기 이후 첫 공식 대통령으로서 취임 후 많은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우선적으로 국내 정치를 정상화하고 지난 반년간의 혼란 상황을 종식해야 하며 구체적으로 미국과 관세분쟁을 해결해야 한다”고 짚었다. 상하이 대외경제무역대학 한반도연구센터 잔더빈 소장은 “이번 대선 이후 한국은 새로운 출발점을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개헌이 실제로 추진돼 정치적·제도적 결함을 보완하는 등 ‘제7공화국’에 접어들 수 있다”고 신경보에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새 대통령은 미국 관세로 인해 타격을 입은 취약한 경제와 분열된 유권자, 국제적 신뢰 회복의 시급성을 물려받게 될 것”이라면서 “이번 선거 결과는 한국 민주주의의 방향뿐만 아니라 점점 더 불확실해지는 세계 질서 속에서 한국의 역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명 후보가 당선됐을 때 한·중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도 많았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이날 “이재명 후보는 여러 차례 중국에 대해 온건한 태도를 보였다”며 “지난달 26일에도 한·미동맹이 여전히 외교정책의 기초이지만, 중국과 관계도 적극적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매체는 이재명 후보가 중국을 한국의 중요한 무역 파트너이자 한반도 안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라고 생각하는 만큼 악화한 한·중관계를 회복하고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만 매체 CTWANT는 2일 “이번 선거는 동북아시아의 지정학적 지형을 새롭게 쓸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립대만대 정치학과 장덩지 교수는 “이재명 후보가 승리하면 한국은 중국·북한과 대화를 강조하는 유연하고 포용적인 ‘균형 잡힌 다자간 외교정책’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는 한·미관계에 도전이 될 수 있다”고 CTWANT에 말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