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화력서 ‘나 홀로 작업’ 중 사망한 김충현씨… 경찰, 수사 착수

입력 2025-06-03 14:50
연합뉴스

하청 업체 소속 50대 비정규직 근로자 고(故) 김충현 씨가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혼자 작업하다 기계에 끼어 숨진 가운데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3일 경찰에 따르면 태안경찰서는 전날 김 씨의 소속 업체 대표이자 현장 소장인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김 씨는 한전KPS 하청 업체의 비정규직 근로자다. 김 씨의 회사는 태안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한국서부발전의 제2차 하청 업체다. A씨는 현장 안전 관리자로 사고를 직접 신고한 인물이다. 경찰은 A씨에게 사고 당일 작업 현황과 원청 측의 작업 지시 여부, 작업물 개요, 근무 형태 등 김 씨의 근무 상황 전반에 대해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사고 당시 1층에서 혼자 작업하고 있었다. A씨는 2층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 씨가 끼인 기계에는 긴급 상황에서 전원을 강제로 차단하는 비상 스위치가 있었지만 김 씨는 혼자 작업하던 중이라 이를 누를 수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평소 금속물을 절삭 가공해 부품으로 만드는 공작 기계를 다뤘다. 사고 당시에는 정비에 쓰이는 길이 40㎝, 지름 7~8㎝가량의 쇠막대를 가공하고 있었다. 경찰은 CCTV를 확보해 면밀하게 수사하고 있다.

안전 수칙 준수 여부가 수사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입건된 사람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도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김 씨는 지난 2일 오후 2시30분쯤 태안화력발전소 내 한전KPS 태안화력사업소 기계공작실에서 작업하던 도중 사망했다. 태안화력발전소는 약 6년 전인 2018년 12월 하청 업체 소속 비정규직 근로자 고(故) 김용균 씨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진 곳이기도 하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