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암 왕국에서 온 왕자님의 돌풍… ‘줍줍’ 4강 진출

입력 2025-06-02 20:43 수정 2025-06-02 20:48


태국 국대 출신 ‘줍줍’ 파타나삭 워라난(디플러스 기아)의 돌풍이 꺼질줄 모르고 휘몰아치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드리블을 잘 한다고 평가받는 강적을 상대로 짜임새있는 전술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워라난은 2일 서울 송파구 DN 콜로세움에서 열린 2025 FC 온라인 슈퍼 챔피언스 리그(FSL) 스프링 8강전에서 ‘별’ 박기홍을 상대로 세트 스코어 2대 1(4-3, 1-3, 2-1)로 이겼다.

워라난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웨인 루니, 박지성 등 맨유 전성기를 이끈 선수 기용으로 역습 축구를 적극 감행했다. 박기홍의 막강한 공격 축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결국 준결승 진출을 해냈다.

첫 세트에서 7골이 오가는 난타전 양상에서 효율적은 게임을 한 워라난이 게임을 가져갔다. 유효슈팅 4개가 모두 골망을 갈랐다. 박기홍은 경기를 주도하고도 결정력에서 아쉬운 모습을 여럿 보이며 고개를 숙였다.

다음 세트에서 박기홍이 반격했다. 점유율 59%, 유효슈팅 6개로 경기를 지배했다. 특히 호나우두가 골게터로 맹활약하며 3대 1로 가볍게 승리를 가져갔다.

마지막 경기에서 웃은 건 워라난이다. 박기홍은 볼 점유율 61%을 갖고 가고도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반면 워라난은 짜임새있는 선 수비-후 공격의 경기로 경기를 주도했다. 결국 2대 1 상태에서 종료 휘슬이 그라운드에 울려퍼졌다.

경기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워라난은 “목표가 우승이기에 오늘 시작할 때 유독 긴장을 많이 했다”면서 “다행히 이겨서 기쁘다”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4강에서 팬들을 직접 볼 수 있기 때문에 더 이기고 싶었다”면서 “수비를 집중 연습했는데 실점을 많이 한 부분은 아쉬움이 남는다. 더 많이 연습해서 숙제 해오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박지성을 기용한 데에 그는 “저는 과거 맨유 팬”이라면서 “박지성은 밸런스가 좋고 패스력도 좋다. 오늘은 전술적으로 박지성을 기용하기에 적합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중거리슛이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2세트에서 1대 3으로 패하며 흔들렸던 그는 “당시 기분이 많이 안 좋았지만 다음 세트에서 반드시 이겨야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았다”고 전했다.

워라난은 한국 리그에 도전한 데에 “한국 선수들은 태국보다 한 걸음 앞서가는 느낌이다. (도전이) 내게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기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 적응은 거의 다 했다. 리그 초반에 한국 선수들의 테크닉이 좋아 어려움을 겪었지만, 배우는 마음으로 노력해서 지금은 적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태국에 있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이 더 잘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태국에선 공격 위주였지만 지금은 수비력을 보강하면서 더 잘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현재 디플러스 기아에서의 생활에 대해 만족한다고 밝힌 워라난은 “선수들이 연습을 많이 도와주고 제 단점을 어떻게 보강해야할지 얘기해준다. 선수 기용에 대해서도 도움을 준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의 챔피언이 되고 싶다. 공격은 자신이 있으니 수비를 더욱 보강해 오겠다”고 다짐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