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인구 증가와 심화되는 도시 스프롤 문제에 직면한 캐나다 에어드리시는 도시 개발의 지속 가능성과 재정 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해법을 모색 중이다.
에어드리시는 알버타 부동산 재단(Alberta Real Estate Foundation)과 함께 캘거리대학교 도시건축조경대학(SAPL)의 알베르토(Alberto de Salvatierra) 교수가 이끄는 도시화연구센터(Center for Civilization), 그리고 디자인 및 데이터사이언스 분야의 이진모 교수가 이끄는 DESTECTIC 연구소와의 공동 프로젝트인 CityPRoPH+ET을 2024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해 최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인공지능(AI) 기반의 혁신적 기술을 통해 도시개발 형태별로 예상되는 재정적, 사회적, 환경적 영향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DESTECTIC 연구소는 도시 공간의 특성과 개발 규모에 따라 다양한 지표를 종합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독자적인 공간 데이터 형식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이를 기반으로 딥러닝 모델을 통해 공시지가, 세수, 인프라 비용, 교육 접근성, 소음 및 재해 노출도 등 다양한 요소를 통합적으로 예측 및 분석한다.
캐나다 에어드리시는 최근 5년간 주택 공급이 급증했지만, 도로·학교·병원·문화시설 등 공공 인프라의 공급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시 재정이 도시 팽창 속도를 감당하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어떤 개발 형태가 재정에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여,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도시 운영 전략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DESTECTIC 연구소는 해당 기술이 단순한 예측을 넘어, 실제 개발계획 수립, 지역지구계획 변경, 민간-공공 투자 조율 등 다양한 도시계획 실무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번 9월로 예정된 도시계획심사위원회의 심의를 준비하면서, 시는 도시 중심부의 밀도 증대에 따른 재정 시뮬레이션이나, 신규 개발 인허가 시 적정 개발 규모 산정에 이 기술이 결정적인 역할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진모 교수는 “AI가 도시 공간을 학습하고, 그 속에 내재된 사회경제적 및 환경적 특성을 추론할 수 있게 됨으로써, 우리는 도시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전혀 새로운 방식을 갖게 됐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북미 지역의 다른 지방정부들에게도 확장 가능한 기술 기반의 도시계획 서비스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CityProphet 프로젝트는 기술 검증 및 적용을 거쳐 향후 더욱 많은 지방정부와의 협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DESTECTIC 연구소는이러한 기술적 진보를 바탕으로 도시와 AI의 접점을 탐구하는 후속 연구를 준비 중이며, 관련 분야에 관심 있는 석·박사 과정 연구자 및 박사후연구원들과의 협업 또한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