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성 사업장 전락한 하남 미사경정장, 시민공원화로 전환해야”

입력 2025-06-02 16:29 수정 2025-06-02 17:01
미사경정공원

경기 하남시 미사대로 일원에 위치한 미사경정장 부지를 둘러싸고 하남시민들이 반환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미사경정장은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조정·카누 경기를 위해 조성된 국가 체육시설로, 2002년부터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사행성 경정사업장으로 전환돼 수익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남시의회는 2일 본회의에서 ‘미사경정장 부지 반환 촉구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시의회는 “공공자산은 공공 목적에 따라 활용돼야 하며, 용도 폐기 후 수익사업으로의 전용은 본질적 기능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미사경정장 운영 이후 주말마다 경기장 방문 차량으로 인한 교통 체증과 주차난, 일부 관람객의 소란과 쓰레기 등으로 생활환경이 훼손된다는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남시의회는 “경정 운영에 따른 교통 혼잡, 주차난, 소음, 환경오염 등은 하남시민의 일상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하고 있으며, 이는 사실상 시민 재산권 침해이자 헌법이 보장한 거주·환경·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시민사회 또한 이 같은 현실에 대해 공공시설의 본질이 상실된 전형적 사례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도시계획상 ‘미사경정공원’으로 지정된 공공녹지가 사실상 특정 기관의 수익 기반으로 고착된 점을 문제 삼으며, 지역 불균형과 시민권 침해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홍재 하남시민회 이사장은 “올림픽 유산이라는 이름 아래 수익사업이 장기화된 상황에서, 시민은 소음과 혼잡, 환경 문제를 감내해왔다”며 “공공시설의 본래 목적과 공익 가치를 되살리는 방향으로 부지가 하남시로 반환돼야 한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반환 필요성을 알리고,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하남시는 이번 기회에 시민공원화 계획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시는 민선 8기 공약사항인 ‘미사경정장 시민공원화’ 계획을 추진하며, 앞으로 중앙정부 및 공단과의 반환 협의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미사경정장은 시민 모두의 공간이 돼야 하며, 특정 기관의 수익 기반으로만 머물 수 없다”면서 “도시계획 변경, 활용 방안 공표, 시민 의견 수렴 등 필요한 절차를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하남=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