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글로벌 동맹’ 바람… 공동 운항·마일리지 통합·서비스 강화

입력 2025-06-03 05:01

글로벌 항공사 간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이 잇따르고 있다. 팬데믹 이후 국제선 수요가 회복되면서 항공사 사이에서 공동운항, 마일리지 통합 등 협력이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인도 최대항공사인 인디고는 1일(현지시간) 에어프랑스-KLM, 델타항공, 버진애틀랜틱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들은 인디고의 인도, 델타항공의 북미, 에어프랑스-KLM의 유럽 노선, 버진애틀랜틱의 영국·대서양 등 각사가 보유한 노선을 활용해 인도와 북미, 유럽 노선을 잇는 하늘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항공기 유지 관리, 교육, 지상 조업 등에서도 협력할 예정이다.

피터 엘버스 인디고 최고경영자(CEO)는 “대륙 간 연결성을 확장함으로써 고객들에게 매력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CEO는 “강점을 결합함으로써 최고의 연결성과 편의성을 제공해 전 세계 고객에게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대형항공사인 유나이티드항공은 저비용항공사(LCC) 제트블루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두 회사는 ‘블루 스카이’라는 이름의 제휴를 통해 양사의 마일리지를 상호 적립할 수 있게 했고, 우선 탑승과 넓은 좌석 제공 등 혜택도 공유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보스턴·뉴욕 등 미국 동부의 주요 허브공항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미국 최대 LCC인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대만 중화항공과 인터라인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인터라인은 특정 항공사가 다른 항공사의 운항 구간을 자신의 운영 노선과 연계해서 판매하는 사업 제휴 형태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온타리오, 시애틀에 도착하는 중화항공 고객은 사우스웨스트항공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선 대한항공이 최근 캐나다 2위 항공사인 웨스트젯의 지분을 인수했다. 대한항공은 지분을 인수한 건 캐나다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하고, 북미와 중남미 시장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하기 위해서다. 양사는 공동운항 확대를 통해 한국과 북미 간 연결 가능한 스케쥴을 확대하고, 중남미 신규 노선도 발굴할 계획이다.

이처럼 최근 항공사 간 ‘동맹’이 늘어난 이유로는 네트워크 확장, 경쟁력 강화 등이 꼽힌다. 여행 수요가 증가로 여행지에 대한 요구가 다양해지고 있는데, 항공사 입장에서 모든 노선을 운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항공사들은 파트너십을 통해 운영 노선을 공유하면 승객들은 더욱 다양한 노선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 마일리지 통합 등은 고객 편의성과 만족도 증대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신규 노선을 개설하기 위해서는 운수권과 슬롯이 필요한데, 정부 승인이 필요하기에 쉽지 않다”며 “제휴를 통해 노선을 공동 운영하는 것이 고객 접근성을 높이는 현실적인 대안인 셈”이라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