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본코리아가 백종원 대표의 사재 출연과 함께 브랜드 릴레이 할인에 나서기로 했다. 브랜드 신뢰도 추락, 매출 하락 등 악재가 잇따르자 상생위원회를 꾸리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시장과 점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오너 리스크’ 여파로 회사의 주가 역시 좀처럼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2일 백 대표가 가맹점주를 돕기 위해 사재를 출연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번 주 안에 공시를 통해 구체적인 규모 등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백 대표는 지난달 방송 활동 전면 중단을 선언한 뒤 300억원 규모의 가맹점 지원책을 발표한 바 있다.
더본코리아는 가맹점주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실질적인 소통 채널을 마련하기 위해 상생위 출범 작업에도 착수했다. 더본코리아는 상생위가 본사와 가맹점주들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가맹본부가 발생 비용을 점주에 전액 지원했던 브랜드 할인 행사는 이달에도 이어간다. 이달 말까지 요일별 할인 대상 브랜드를 정해 대표 메뉴를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대상 브랜드는 빽다방과 홍콩반점, 한신포차, 새마을식당, 역전우동 등 20여개다. 예를 들어 소비자는 10~12일 빽다방에서 아메리카노를 5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는 전국구 3000여개 점포를 운영하는 더본코리아 점주들의 체감 고통을 덜어주기엔 역부족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논란들로 소비자 반감이 커졌고, 브랜드 신뢰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16년째 다수의 더본코리아 브랜드 점포를 운영해 왔다는 한 점주는 “갑자기 찾아온 폐업위기에 너무 답답한 심정”이라며 “이제껏 사랑받았으니 회초리도 세게 맞는구나 싶다. 백 대표가 최소 몇 년간은 방송하지 않고 브랜드와 점주·주주를 살리는 데 집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역전우동을 운영 중인 김모씨는 “백 대표 이슈로 너무 힘들지만 어떻게든 먹고 살아야 하기에 더 좋은 품질의 음식과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본코리아는 빽햄 가격 논란을 시작으로 맥주 함량 허위 표기, 원산지 미표기, 농지법 위반 의혹, 안전관리 미비, 갑질 논란 등 각종 의혹에 휘말렸다. 전국 1800여개 매장을 보유한 빽다방은 출시 17년 만에 기존 모델인 백 대표를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6일 상장 당시 공모가 3만4000원의 배에 가까운 6만4500원까지 치솟았던 더본코리아의 주가는 이날 2만6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더본코리아에 투자했던 주주들도 손실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