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간의 경계가 급속도로 허물어지는 ‘빅 블러’(Big blur)시대가 스타트업의 새로운 트랜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스타트업들 사이에서는 본업을 기반으로 새로운 영역으로 신사업을 벌이는 ‘크로스 카테고리’ 전략이 확산 중이다.
1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성인 교육 콘텐츠 플랫폼이 취미에서 부업 콘텐츠를 선보이고, 프리랜서 플랫폼이 오프라인 생활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업계는 단순한 ‘사업 다각화’를 넘어 스타트업이 핵심 역량을 중심으로 일상 속에서 브랜드 영향력을 넓히고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성인 교육 콘텐츠 플랫폼 스타트업 데이원컴퍼니는 일반 교육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장하고 있음. 데이원컴퍼니는 사내독립기업(CIC) ‘레모네이드’를 만들고 2018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레모네이드는 지난해 12월, 기존의 ‘가벼운 학습지’ 서비스를 ‘마이라이트’(MyLight)로 리브랜딩하며 외국어 교육을 넘어 취미와 부업 등 다양한 분야로 콘텐츠를 확장시켰다.
마이라이트의 취미 학습지는 드로잉, 공예 등 아트 분야와 함꼐 통기타, 칼림바, 피아노 등 음악 영역까지 예술 전반을 다룬다. 분야별 전문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을 통해 전문성을 높였고, 실습용 키트를 함께 제공해 학습 경험의 몰입도를 높인 점이 특징이다.
부업 교육 콘텐츠도 다양하다. 성우, 배우, 웹소설 작가, 시나리오 작가, 음원 작곡가 등 예체능 기반 직무 중심으로 구성됨. 수강자는 전문가의 피드백을 받으며 실습 과정을 거침. 이후 실제 오디션, 작품 연재, 음원 발매과 연계돼 데뷔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실제 스타트업의 성장과도 연결된다. 취미와 부업을 체계적인 학습지 형태로 제공해 지난해 한 해 동안 전년 대비 35% 증가한 매출을 기록했다. 이강민 데이원컴퍼니 대표는 “실무 중심이던 기존 성인 교육의 틀을 깨고, 일상의 모든 순간을 성장의 기회로 재정의해 새로운 배움의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국내 대표 프리랜서 플랫폼 크몽은 생활 서비스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최근 크몽이 집중하고 있는 생활 밀착형 콘텐츠는 에어컨·세탁기 청소, 매트리스 관리, 이사·입주 청소 등 일반인이 직접 해결하기 어려운 영역에서 전문가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여름철을 맞아 에어컨 청소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동기 대비 2배 이상의 이용자 증가가 예상된다.
또 전문 지식을 필요로 하는 인테리어, 홈스타일링, 공사 현장 감리 등 전문가와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범위를 넓혀나가고 있다. 소비자는 정보 비대칭이나 비용 부담으로 망설였던 분야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