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가 피트 헤그세스 피트 미국 국방장관의 ‘중국위협론’에 대해 “불장난하지 말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3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중국의 위협이 실제적”이라고 지적했다.
외교부는 1일 대변인 명의로 문답 형식의 성명서를 내고 “헤그세스는 지역 국가들의 평화·발전 요구를 무시하고 진영 대립의 냉전적 사고를 퍼뜨렸다”면서 “중국을 비방·공격하고 중국위협론을 과장한 데 대해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명하며 미국 측에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야말로 명실상부한 세계의 패권 국가이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가장 큰 요소”라며 “미국은 패권을 지키기 위해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진하면서 남중국해에 공격용 무기를 배치하고 아태 지역에 긴장을 조성했으며 이곳을 화약고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의 내정이며 어떤 외국도 간섭할 권리가 없다”면서 “미국은 대만 문제를 중국을 억제하기 위한 카드로 삼으려 하지 말고 불장난해서도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대만 독립 세력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불장난’은 중국이 대만 문제에 개입하는 제3국을 비판할 때 종종 사용하는 표현이다. 불장난을 하다가 스스로 불에 타서 죽을 수 있다는 경고의 의미가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31일 샹그릴라 대화 연설에서 “중국은 아시아 패권국이 되려 하고 이 지역을 지배·통제하려 한다”며 “무력을 사용해 현재의 아시아 상황을 강제로 바꾸려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해 “중국의 위협은 실제적이고 그 시점이 임박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