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좋은 기회잖아요. 꼭 잡아서 MSI에 EWC까지 다 출전하고 싶어요.”
젠지 ‘캐니언’ 김건부가 전승을 거두고 로드 투 MSI에 진출한 소감을 밝혔다.
젠지는 31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5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정규 시즌 2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OK 저축은행 브리온을 2대 0으로 이겼다. 이로써 젠지는 18승0패(+31), 1위의 성적으로 2라운드를 마쳤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김건부의 표정은 평소보다 밝았다. 그는 “2라운드까지 전승은 처음 해본다”며 “앞으로 남은 경기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보다 더 철저하게 준비해서 돌아오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1세트에서 시그니처 픽 니달리를, 2세트에서 한동안 쓰지 않았던 오공을 플레이했다. 익숙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모두 써본 셈이다. 일찌감치 로드 투 MSI 1위 진출을 확정 지었던 젠지는 마지막 주 차 경기에서 새로운 조합과 전략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지난 KT 롤스터전에서 트런들 상대로 셀프 카운터 픽이나 마찬가지인 세주아니를 뽑았던 것도 이와 연관돼 있다.
“우리가 생각만 해봤던 것들을 실제로 픽해보고, 게임도 해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가령 트런들 상대로 세주아니는 이론상 불편한 픽이지만 제이스와 함께 쓴다면 불편함이 해소된다고 생각해서 같이 골랐다. 그러나 예전만큼의 힘이 나오지 않더라. 그래서 트런들의 티어를 재조정하고, 픽의 순서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봤다.”
KT전의 피드백을 적용한 이날 역시 기존과는 다른 색깔의 밴픽을 시도했다. 상대의 정글러 저격밴(판테온·신 짜오·스카너) 영향은 생각만큼 크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요즘엔 정글러 티어가 팀마다 비슷하다. 1티어 픽이 없어지면 다들 비슷한 순서로 다음 챔피언을 고른다”면서 “다만 오늘은 우리가 레드 1·2픽으로 더 좋은 챔피언을 가져갈 수 있진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젠지의 18연승 비결로는 오브젝트 한타가 꼽힌다. 유충·전령·드래곤 등을 놓고 대치 구도가 벌어지면, 젠지는 늘 승률을 높여놓고 싸움에 돌입한다. 김건부는 “개개인의 전투 능력이 좋은 것도 있지만 선수들이 한타하기 편한 환경을 만드는 능력이 좋다고 생각한다. 각자 맡은 역할을 수행하는 속도가 정말 빠르다”고 말했다.
이제 다음 무대는 로드 투 MSI, 그의 고향이기도 한 부산이다. 김건부는 5판3선승제를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3판2선승제와 5판3선승제는 완전히 다르다. 피어리스이기도 하니까 더 많은 픽을 생각해두고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 고향에서 경기를 치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기하면서도 재밌겠단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김건부는 대회 출전 욕심이 큰 편이다. 그는 “이번에 정말 좋은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한다”면서 “반드시 이 기회를 잡아서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과 e스포츠 월드컵(EWC)까지 모두 나가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