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 기아 ‘쇼메이커’ 허수가 레전드 조에 자력으로 오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디플러스 기아는 30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5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정규 시즌 2라운드 경기에서 DN을 2대 1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디플 기아는 9승8패(+2)를 기록, 5위가 됐다.
이제 남은 레전드조 자리는 단 하나. 디플 기아와 KT 롤스터(9승8패 +0)가 경쟁을 이어간다. 두 팀의 다음 경기 결과에 따라 희비가 갈린다. KT는 31일 DRX와, 디플 기아는 내달 1일 농심 레드포스와 2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허수는 “마지막 농심전을 반드시 이겨서 자력으로 레전드 조에 진출하겠다. 로드 투 MSI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DN을 잡고 레전드조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오늘 경기를 잡아야 레전드조 진출에 유리해지기 때문에 반드시 이기고 싶었다. 정말 다행스럽다. DN은 저력이 있는 팀이어서 밴픽 준비에 신경을 많이 썼다. 바텀의 비중이 높은 팀이어서 바텀 밴픽에 집중했고, 전체적으로 상대가 선호하는 픽들을 내주지 않으려 했다.”
-1세트를 장기전 끝에 이겼다.
“원래 무난하게 이기는 게임이었는데 아타칸에서 사고가 나면서 흔들린 점이 아쉬웠다. 하지만 우리가 가져갔던 그웬·요네·세나의 후반 밸류가 높다고 생각해서 침착함을 잃지 않고 여유 있게 플레이한다면 다시 역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경기 막판 ‘루시드’ 최용혁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던데.
“어제 스크림에서 요네로 성장이 잘 돼서 아타칸을 혼자 쳐봤는데 요네 특성상 체력 손실도 거의 없이 빠르게 솔로 사냥이 되더라. 오늘도 턴이 남아서 아타칸 체력 1만4000에서 9000까지 혼자 줄였다. 바텀에 상대 암베사도 순간이동이 없다고 해서 팀원들까지 합류해서 아타칸을 치기로 했는데 결과적으로 손해를 봤다. 용혁이에게 미안하다고 한 건 정글러에게 불필요한 스마 싸움을 하게 만들어서다. 사실 그때 굳이 아타칸을 치지 않고 귀환했다가 라인으로 뻗었다면 더 쉽게 이겼을 것이다.”
-2세트에선 완패를 당했다.
“상대 팀에서 사이온과 트런들이 나왔다. 우리가 가져간 건 아리와 미스 포츈이었다. 탱커를 잘 잡는 딜러들이 아니어서 초중반에 리드하지 못한다면 힘들겠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초중반에 손해를 본 뒤로는 게임이 어렵다고 느꼈다.”
-사이온 상대로 아리를 가져갔다가 딜 부족으로 고전하는 경기들이 나온다.
“남은 챔피언 중 탈리야 상대로 할 만한 미드가 많지 않았다. 탱커를 잘 잡는 미드는 더 없어서 아우렐리온 솔이나 말자하까지도 고민했다. 대 탱커용 아이템인 리안드리의 고통도 최근 너프를 받아서 그 챔피언들의 티어는 더 내려갔다. 요즘 탱커를 잡는 챔피언을 놓고 생각이 많다. 특히나 사이온은 탱커인데 라인전도 세고 대미지도 세다. 파훼하기 쉽지 않다.”
-정규 시즌 2라운드 마지막 경기 농심전이 남았다. 많은 게 걸렸다.
“우선 KT와 붙는 DRX를 열심히 응원하겠다. DRX가 KT를 2대 0으로 이기면 우리가 설령 농심한테 지더라도 레전드조로 갈 확률이 높아진다고 하더라. 물론 자력 진출을 확정 짓는 게 더 속 시원한 일이다. 농심은 오늘 T1을 이겨서 마음이 홀가분할 것이다. 우리는 그들보다 더 간절하고 절실하게 준비해야 한다. 꼭 레전드 조에 진출하고 앞으로 있을 로드 투 MSI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
-요즘 모든 챔피언으로 녹색 스킨을 고르던데.
“처음에 녹색 변호사 아지르를 썼던 건 스크림 때문이다. 경기력이 좋았다. 그런데 팬분들께서 ‘왜 그 스킨을 끼는 거냐. (못생겨서) 보기 싫다’고 물어보시더라. 청개구리 성향이 있어서 아지르를 그만하게 되는 날까지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웃음) 나와 붙는 상대 선수들도 팬분들과 마찬가지로 그 스킨을 보면 심기가 약간이라도 불편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