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경북 포항에서 훈련 비행 중 추락한 해상초계기(P-3)의 사고 당시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사고기가 방향을 틀다 불과 10여초 만에 땅으로 곤두박질치는 모습이 담겼다.
해군은 1분20초 분량의 해군 포항기지 내 CCTV 영상을 30일 공개했다. 영상에는 사고기가 활주로에서 이륙한 이후부터 추락하기 직전까지 모습이 담겼다.
영상을 살펴보면 사고기는 활주로에서 정상적으로 이륙했다. 그러나 천천히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더니 불과 10여초 만에 땅으로 떨어졌다. 다른 각도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우선회를 위해 사고기가 기체를 오른쪽으로 틀다 갑자기 우측 날개가 완전히 꺾이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조종석이 바닥을 향한 채 자유낙하 하듯 돌면서 추락했다.
군 관계자는 “사고기가 오른쪽으로 선회하는 중 기체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추진력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며 “항공기 엔진 계통에서 기계적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고기는 당시 포항기지에서 이·착륙 훈련을 진행 중이었다. 이륙 후 선회해 활주로를 접촉한 뒤 재상승을 반복하는 방식이다. 사고기는 오후 1시43분 이륙해 1차 훈련을 제대로 마쳤으나, 2차 훈련을 위해 오른쪽으로 선회하던 중 문제가 발생했고 오후 1시49분 기지 인근 야산에 추락했다.
사고기와 관제탑 간의 마지막 교신은 추락 사고 1분 전인 오후 1시48분으로 조사됐다. 관제탑과의 마지막 교신에서도 비상 상황과 관련한 내용은 없었다.
해군은 사고기 훈련 비행경로는 평소와 같았고, 포항기지의 기상 상황도 양호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조류 충돌, 기상 급변 및 난기류 등 외력에 의한 추락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