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0일 “아무리 비싸고 더러운 평화라도 이긴 전쟁보다 낫다”며 이른바 ‘더러운 평화론’을 다시 꺼내 들었다. 그는 “싸워서 이기는 건 하책 중 하책”이라며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도 중책이고, 진짜 안보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 상태를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날 강원 춘천시 춘천역 광장 유세에서 “다 부서지고 다 죽고 다치고 난 다음 더 많이 살아남아서 비로소 이기면 뭘 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비싸고 더러운 평화라도 이긴 전쟁보다 낫다, 동의하십니까”라며 호응을 유도했다. 소통을 강조하는 외교·안보 정책을 펴겠다는 취지다.
그는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의 안보 정책을 겨냥해 비판 공세를 이어갔다. 이 후보는 “국힘은 평화 지킬 생각을 하지 않았다”며 “그들은 평화와 안보를 훼손해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챙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어야 해 강 대 강 전략을 계속 구사했다”며 “북풍 사건 기억나느냐. 북한을 자꾸 자극해 군사 충돌을 유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쪽에 대한 군사 공격을 유인한 외환유치의 죄”라며 “보수는 안보 잘한다는 건 천만 만만의 콩떡”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강력한 국방력을 통해 대북 억지력을 유지해야 한다”면서도 “끊임없는 대화와 소통의 노력을 통해 협력, 공존하고 평화적으로 공동 번영하는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정권과 이재명은 안보를 정략에 이용하지 않았다”며 “이런 걸 보면 확실히 안보는 민주당”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 후보는 강원이 접경지역인 점을 언급하며 그는 “안보가 경제, 평화가 밥”이라며 “평화가 구축돼야 휴전선 접한 강원의 경기가 더 좋아지고 땅값도 오르고, 관광객도 많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화가 곧 경제란 사실을 접경지역에서 많이 느낄 수 있다”며 “춘천과 철원, 화천과 양구, 인제와 고성 모두 한반도 분단과 안보 때문에 특별한 희생을 치러왔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이제 특별한 희생을 강요하지 않아도 충분히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이 된다”며 “특정 지역이 전체를 위해 희생되지 않게 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춘천=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