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성탄절을 앞두고 서울 건국대 인근에서 ‘예수님 생일 카페’가 열렸다. 카페에서는 예수님 등신대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을 비롯해 성탄 의미에 관한 퀴즈 맞히기 등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됐다. 한국대학생선교회(CCC·대표 박성민 목사)가 다음세대 눈높이에 맞춰 마련한 전도 행사다. 아이돌 팬덤의 ‘생일 카페’ 문화에 착안해 성탄절에 예수님을 알렸던 이 행사는 관련 영상 콘텐츠 조회 수가 3500만회를 넘기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다음세대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부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신촌성결교회(박노훈 목사)는 서울 마포구 교회에서 창립 70주년 기념 신촌포럼 ‘다시 부흥을 이야기하다’를 열었다. 이날 강사로 나선 박성민 대표는 캠퍼스 사역을 통해 깨달은 달라진 다음세대 모습과 전도 가능성을 소개했다.
박 대표는 “오늘날 청년 세대는 권위에 대한 의존도가 낮고 실존적이며 구체적인 삶의 문제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내가 하는 활동이 내 삶에 어떤 실제적 변화를 가져오는지가 신앙의 가치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CCC는 이에 따라 시대에 발맞추면서도 방향성과 원칙을 잃지 않는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를 지나면서 새롭게 시작한 온라인 단기선교, 학생들이 직접 주관하는 전도 집회 ‘여우사이’, MBTI나 퍼스널컬러 등 트렌드를 입은 신입생 전도 전략 등이 그것이다.
그는 “올해 CCC 여름 수련회에는 지난해보다 500여명이 더 등록하는 등 다음세대 부흥이 그저 우리의 소망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면서 “다음세대 감수성을 진지하게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역을 통해 한국교회에 마음의 문을 닫은 다음세대가 복음의 장으로 나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병삼 만나교회 목사는 교회가 다음세대 외로움을 치유하는 친밀한 관계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나교회는 장년이 청년 1인 가구를 초대해 함께 식사하는 ‘집밥 프로젝트’ 새벽기도회 때 청년이 장년을 차량으로 섬기는 ‘카풀’ 부모 미혼남녀 파크골프 등 관심사에 따른 다양한 ‘소모임’을 운영하며 세대와 세대를 연결하는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김 목사는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것은 다음세대가 아니라 ‘다음 시대’에 이들이 교회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라며 “교회 안에 곪아 있던 부정적 관계성을 치유할 수 있다면 교회 회복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