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 대사가 30일 “주한미군의 전력이 재편되더라도 한미 (상호 방위) 조약에 기반한,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어) 공약이 약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해리스는 이날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는 미국 행정부가 부인한 사안으로 가정적 차원에서 답하겠다”라면서 이렇게 밝혔다. 해군 제독 출신인 그는 “(주한미군 재편이) 북한의 공격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는 데 있어 조약상 의무를 이행하는 데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는 “오늘날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직면한 과제들을 개별적으로 바라보면 안 된다. 대만과 중국, 북한, 러시아 등 모든 과제를 전체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만약 북한과 (한국 간) 전쟁이 발발한다면 (주한미군이) 인도-태평양 전 지역 및 미국 본토 내 다른 지역에서 오는 수만명의 병력으로 보강될 것이다. 한국 내 일부 병력이 재편성된다면 궁극적으로 한국을 방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리스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양국이 지난해 합의했지만 그것이 바뀌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새로운 숫자(구체적인 분담금이 얼마가 될지)는 모르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상 의지가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라고 말했다. 최근 서해 잠정 조치 수역(PMZ)에서 중국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다. 이를 두고 심각하지 않다고 한다면 순진한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중국은 서해 PMZ에 “심해 어업 양식 시설과 관리 시설”이라면서 구조물을 무단 설치했다. 최근에는 군사 훈련을 하겠다며 서해 PMZ 일부를 항행 금지 구역으로 일시 지정하기도 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