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에서 처음으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을 만났다. 파월 의장은 정치적 고려 없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기준금리 인하에 소극적인 연준의 기조에 “실수하는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트럼프는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으로 파월을 불러 회동했다. 파월은 연준은 회동 이후 성명에서 “파월이 대통령의 초청으로 백악관을 찾아 성장과 고용, 인플레이션을 포함한 경제 현안을 논의했다”며 “파월이 통화정책 전망을 언급하지 않았으며 정책 방향이 향후 경제 지표를 따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파월은 트럼프에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구성원들이 법을 준수하며 최대한의 고용과 안정적인 물가를 지원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설정할 것이며 신중하고 객관적이고 정치적 고려를 배제하는 분석만을 바탕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연준은 설명했다. 트럼프의 금리 인하 압박에 따라 결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파월에게 “금리를 낮추지 않는 것은 실수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에서 미국을 경제적으로 불리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밝혔다.
연준은 지난 1월 트럼프의 집권 2기 출범 이후 세 차례 FOMC 정례회의에서 모두 금리를 동결했다. 현행 기준금리는 4.25~4.50%다. 이에 트럼프는 파월에게 의사결정이 늦다는 뜻으로 ‘미스터 투 레이트’(Mr. Too Late)라거나 ‘실패자’라고 비난하며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트럼프와 파월은 집권 1기였던 2019년 11월 당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동석해 마지막으로 대면한 뒤 5년 6개월 만에 재회했다.
트럼프는 집권 1기 첫해인 2017년 파월을 집적 임명했지만 당시의 임기에도 고금리를 유지하려 한다는 이유로 마찰을 빚었다. 파월은 트럼프가 2020년 대선에서 패배하고 이듬해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다시 임명돼 임기를 2026년 5월까지 보장받은 상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