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빚 갚으려…보이스피싱 자금세탁한 현직 경찰, 구속

입력 2025-05-29 14:58
도박 빚을 갚기 위해 보이스피싱 조직의 자금을 세탁한 현직 경찰이 구속됐다. 이 경찰은 공범들의 수배 정보를 유출한 혐의도 받는다.

창원지검 형사1부 황보현희 부장검사는 29일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의 혐의로 대구의 한 경찰서 소속 30대 경사 A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의뢰받은 보이스피싱 피해금 작업을 세탁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평소 쌓인 도박 빚을 갚기 위해 대구의 선후배들과 함께 직접 자금세탁 조직을 꾸렸다. 이들은 상품권 거래업체를 개인사업자로 만든 후 보이스피싱 조직 피해자로부터 뜯어낸 돈을 상품권 거래업체로 받아 마치 상품권을 구매한 것처럼 돈을 인출, 보이스피싱 조직에 전달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그 대가로 수수료 3~4%를 챙겼다.

검찰은 현재까지 A씨 조직이 세탁한 자금 규모가 1억3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이 챙긴 금액 또한 수천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조직원들 검거에 대비해 미리 시나리오를 만들어 공유하고 조직원이 체포되면 범죄수익으로 변호사를 고용하기도 했다. 검찰 조사를 통해 A씨가 공범들 수배 정보를 유출한 사실 또한 새롭게 밝혀졌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