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프리카 협력 강화, 제주포럼서 해법 찾아

입력 2025-05-29 11:08

한국과 아프리카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양국의 외교관들이 제주에서 머리를 맞댔다. 지난 28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삼다홀에서는 ‘제20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의 일환으로 ‘공동의 미래를 위한 한-아프리카 협력: 지속 가능한 성장과 파트너십의 길’을 주제로 한 외교관 라운드테이블 세션이 진행됐다.

제주평화연구원과 한·아프리카재단이 공동으로 주관한 이번 세션은 지난해 6월, 서울에서 처음 개최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1주년을 기념해 그간의 성과를 점검하고, 양국의 미래지향적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할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기조연설에서 웸켈레 메네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사무총장은 “아프리카대륙은 식민지 지배 종식 이후 분절화되고 광물 수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등 취약한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으로 AfCFTA를 통한 통합을 강조했다. 이러한 통합을 기반으로 한 아프리카의 성장잠재력이 한-아프리카 협력의 기회라는 것이 웸켈레 메네가 제기한 아젠다이다.

그는 “국경을 초월한 통합 지불 시스템과 디지털 펀드, 전자 관세 등을 통해 원활한 무역환경, 투자하기 좋은 환경이 아프리카에 조성되고 있다”며 “한국의 기술력이 아프리카의 풍부한 녹색 환경, 부족한 인프라, 또 핵심 광물자원 등을 만나면 동반성장의 엄청난 기회들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은 박종대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객원교수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주한 아프리카 대사들과 국내 아프리카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석해 한-아프리카 간 지속적이고 일관된 협력 강화를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했다.

먼저 주한 아프리카 대사들은 5분 발언을 통해 한-아프리카 협력에 대한 비전과 기대를 드러냈다.

샤픽 하샤디 주한 모로코 대사는 “아프리카의 풍부한 천연자원, 젊은 인구, 거대한 시장은 한국기업에 약속의 땅이 될 것”이라며 “현재 자동차 분야 등에서만 국한적으로 이뤄지는 한-아프리카 경제교류가 더 확대돼 산업 전체의 가치사슬에서 협력과 공유의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골라니 애드리스 마부라 주한 탄자니아 대사는 “지난해 정상회의 이후 100억불 규모의 ODA(공적개발원조)와 수출진흥기금 마련 외에도 양국 사절단이 서로의 나라를 방문해 동반자적 관계에서 각 분야 회의를 이어나갔다”며 “포스코, 삼성, 현대 등 한국기업들과의 실질적 비즈니스 논의도 진행 중인데 앞으로 무역 분야에서도 이런 실질적 교류가 속도감을 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디스와 은톰볼리모 음쿠쿠 주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는 “동반성장, 지속가능성, 연대 등 3가지 한-아프리카 정상회담 약속들은 앞으로의 미래지향적 파트너십의 나침반”이라며 “양국이 추진하는 인프라 구축과 개발 협력, 산업화 증진, 수출 지향적 환경 조성 등은 단기간 달성 불가능한 일이기에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협력의 정신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내 아프리카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투자 계획 및 협력 방안 그리고 개선점 등을 언급하며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정기용 외교부 기후변화대사는 “아프리카대륙은 젊은 인구가 60%를 차지하고 세계 30%의 천연 광물이 생산되는 곳이며, 글로벌 생산기지 역할을 하는 대륙”이라며 “한-아프리카 정상회담 이후 진행된 ODA는 역대 최대 규모로 현재 경제 파트너십이 무역, 투자 분야 선두 기업들을 통해 추진 중이고, 특히 아프리카는 에너지 개발 분야에서 잠재력과 강점이 커서 파트너십을 강화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채 한·아프리카재단 이사장은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가 성공적으로 실현될 경우 단일 생산기지로써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제조 환경이 구축될 것”이라말하고했다. 이어 “한국기업들의 활발한 아프리카 진출을 위해 재단은 지난 1년여간 50개 기업에 대한 아프리카 시장 테스트 지원, 디지털 농업과 청정에너지 분야 등에서 정상회담 약속들을 실현해 가고 있다”며 한-아프리카 간 물리적 거리 극복을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공동성명서에서 ‘모든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조한 만큼 사람과 사람 간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