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 0.8%로 하향…물가상승률은 유지

입력 2025-05-29 09:54 수정 2025-05-29 13:47

한국은행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0.8%로 대폭 하향했다.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 ‘마이너스 성장’이 전망된다.

한은은 2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지난 2월 전망보다 0.7%포인트를 낮추며 기존 전망치를 반 토막 냈다.

이는 건설투자 등 내수 침체,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인한 수출 둔화 등 대내외 부정적 요인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지난 2023년 11월(2.3%) 이후 계속 낮춰왔다. 지난해 5월에는 2.1%로 소폭 조정한 데 이어 11월(1.9%), 올해 2월(1.5%) 등 하향 조정을 지속했다. 그러나 이같은 대폭 하향은 이례적이다. 한은이 연간 전망치를 0.7%포인트 이상 조정한 것은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 이후 5년만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한은 전망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5%), 아시아개발은행(ADB, 1.5%), 국제통화기금(IMF, 1.0%)보다 낮은 수준이다. 주요 해외 투자은행(IB) 8곳의 지난달 말 평균 전망치나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14일 새로 제시한 전망치와 같다.

한은은 지난 2월 경제전망에서 미국의 상호관세와 다른 나라의 보복 관세로 무역 갈등이 본격화할 경우 올해 성장률이 1.4%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 관세 인상의 충격이 예상보다 큰 데다가 국내 정치 불확실성 속에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점 등을 고려해 전망치를 크게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1.8%에서 1.6%으로 낮췄다.

다만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9%를 유지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과 국제 유가가 하락한 덕에 향후 물가상승률이 낮은 수요 압력 등의 영향으로 목표 수준(2%) 근방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예측이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9%에서 1.8%로 0.1% 포인트 낮췄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