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TV 토론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장남 동호 씨를 거론하다 여성 신체의 일부가 포함된 저속한 표현을 인용해 논란을 일으킨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9일 “해당 표현은 제가 창작한 것이 아니라 이동호 씨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직접 올린 글의 순화된 버전”이라며 순화했음에도 불편함을 느낀 국민께 사과한다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다만 이준석 후보는 자신의 질문에 혐오는 없다며 허위 사실 유포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도 함께 내놨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 회견을 열고 “이미 법조계 자료와 언론 보도를 통해 이동호 씨가 수위를 넘는 음담패설을 한 사실관계는 확인됐다. 그는 지난해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으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저는 이동호 씨의 게시글 중 하나를 비교적 가치 중립적인 단어로 바꿔 인용했지만 워낙 심한 음담패설에 해당하는 표현이라 정제하고 순화해도 한계가 있었다”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제 질문은 단순한 자극이 아니라 단계적 검증이었다. 제가 한 질문 가운데 혐오가 어딨냐. 정말 성범죄자로 지탄받아야 할 이는 누구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준석 후보는 “이동호 씨는 저급한 혐오 표현 외에도 2년 가까이 700번 넘게, 총 2억3000만원 정도의 불법 도박을 저지른 기록이 있다. 이재명 후보가 이를 모르고 있었다면 무관심이나 무능이다. 그런데 지금 문제를 제기한 제게 혐오의 낙인을 찍는 집단 린치가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과 시민단체, 유튜버들이 총출동해 저를 향한 인신공격에 나섰고 선거 사무소 앞에서는 사퇴를 겁박하는 시위까지 이어지고 있다”라면서 “저는 굴복하지 않겠다. 법적 책임도 함께 묻겠다. 오늘 오후 2시까지 방송 등에서 허위 사실을 유포한 자들이 사과하지 않으면 민형사상 대응에 나서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준석 후보의 발언은 전국에 실시간으로 전파되던 생방송 중 나온 것이라 사회 각층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개혁신당 홈페이지 민원 게시판에는 탈당을 원한다는 글이 수백건 올라왔고 시민단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정치하는엄마들 등은 이준석 후보를 정보통신망법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이준석 후보의 발언을 성폭력으로 규정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이준석 후보는 다음 날 서울 여의도 유세 직후 취재진을 만나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여론은 여전히 부정적인 모습이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