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제21대 대선 사전투표 시작을 단 6시간 앞둔 29일 0시 무렵 현재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 측은 이날 이 후보에게 여러 경로로 ‘반(反) 이재명’ 명분의 단일화를 제안했으며, 이제는 이 후보의 최종 결단만 남은 상황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후보 측은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며 종전까지의 ‘단일화 거부’ 입장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 경남 창원, 부산, 경북 영천 등 영남 지역 유세를 마친 뒤 오후 10시쯤 KTX편으로 서울에 돌아왔다. 김 후보는 이후 귀가하지 않고 핵심 측근들과 함께 당사로 향했다. 김 후보는 당사 후보 집무실에 머물며 이 후보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답이 온다면, 올 때까지 당사에서 기다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앞서 지역 유세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던 중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아야 할 때”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김 후보는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이들, 변화를 믿고 긍정의 힘을 신뢰하는 수많은 개혁 세력이 지금 김문수와 함께하고 있다”며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낙연 전 국무총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새미래민주당을 언급했다.
김 후보는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각자의 길을 걷던 분들이 이제는 같은 길 위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며 “이준석 후보 역시 이 역사적 책임 앞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입장문을 통해 말했다. 당 선거대책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이 입장문에 대해 ”단일화에 대한 마지막 손짓“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날 경북 경산시 영남대학교 방문 이후에도 “원래 조용한 가운데 무언가가 이뤄진다”며 단일화 관련 물밑 논의가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했었다.
다만 이 후보 측은 “지난 2주간 벌어졌던 일들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 후보는 그간 국민의힘과의 단일화 논의 자체가 모욕적이며 가능성은 ‘0%’라고 언급하는 등 한결같은 단일화 거부 태도를 보여 왔다. 이 후보 측은 김 후보 측의 단일화 제의 자체를 허위이자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 쪽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서는 김 후보가 사퇴하고 이준석 후보를 단일 후보로 세워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이강민 성윤수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