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28일 임금·단체협약 협상 결렬에도 예고한 파업을 유보하기로 했다. 다만 통상임금을 둔 노사의 견해 차이가 커 합의안 도출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시내버스는 파업 8시간 만에 조정안이 타결돼 정상 운영 중이다. 경남 시내버스는 노사 협상 결렬에 따른 노조의 파업으로 멈춰선 상태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과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전날 오후 3시부터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10차 본교섭을 진행했다. 9시간 동안 마라톤협상을 진행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이날 오전 0시10분쯤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협상 결렬 시 이날 첫 차부터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오전 2시쯤 지부위원장 총회를 개최해 투표 끝에 파업을 유보하기로 했다. 재적 인원 63명 중 49명이 파업 유보에 동의했다.
노조는 파업의 실익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파업을 유보했다고 설명했다. 노조 관계자는 “파업하더라도 통상임금에 대한 서울시와 사측의 입장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조합원들에게 보낸 공고문에서 “새 정부가 구성되고 노동부 장관이 임명되면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노사 양측은 통상임금 문제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이 경우 임금이 15.5% 상승한다며 통상임금을 낮추는 방향으로 임금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본다. 서울시도 사측과 같은 입장이다. 서울시는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해 버스회사의 적자를 메워주고 있다.
부산 시내버스 노조는 이날 오전 4시20분 첫 차부터 파업에 돌입했으나 오후 1시쯤 조정안에 합의해 파업을 끝냈다. 노사는 성과 상여금과 하계 휴가비를 폐지하고, 이를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임금 체계를 개편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사의 실질 임금은 10.48% 인상된다. 정년도 만 63세에서 64세로 연장된다.
다만 창원 시내버스 노조는 이날 오전 5시 첫 차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창원 시내버스의 95%에 해당하는 669대가 파업에 동참했다. 앞서 노사는 전날 오후 2시부터 이날 오전 3시까지 경남지방노동위원회 주관으로 조정회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오전 3시쯤 협상이 결렬됐다. 노사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하고, 임금을 8.2% 인상하는 등의 안건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김용헌 기자, 부산·창원=윤일선 이임태 기자 y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