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 “금호타이어 화재 후 노조가 한 게 뭐냐”

입력 2025-05-28 17:01
28일 오후 광주 광산구청에서 박병규 청장이 항의 방문을 온 금호타이어 노조 관계자와 면담을 하고 있다. 노조는 박 청장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 등에 대해 전망한 발언을 문제삼아 이날 항의 방문했다. 연합뉴스

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이 최근 큰 불이 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구조조정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 금호타이어 노조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박 청장은 노조 측의 사과 요구에 “화재 이후 노조가 조합원과 지역민을 위해 무엇을 했냐”며 선을 그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 간부 50여명은 28일 오전 광주 광산구청을 항의 방문했다. 전날 박 청장이 간담회에서 “광주공장 재투나자 공장 이전 가능성이 적다”, “명예·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기 위해서다.

노조 측은 이날 박 청장과의 면담에서 “노동자의 생존권을 정면으로 위협하는 발언이자 무책임한 입장 발표”라며, 박 청장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박 청장은 사과할 일이 아니라며 노조의 사과 요구를 단호히 거절했다. 오히려 박 청장은 “지금은 항의 방문할 때가 아니라 대책을 만들어야 할 때”라며 노조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28일 오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노조원들이 광주 광산구청을 항의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불이 난 상태여서 2공장은 가동이 불가능하고, 가동할 수 있는 1공장과 평택공장, 곡성공장 중심으로 가동될 것”이라며 “공장 이전을 하든 하지 않든 복구에 장시간이 필요한 만큼 노동자 전환 배치나 명예·희망퇴직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조가 책임있는 주체라면 시민들의 피해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 뿐만 아니라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고용대책도 빨리 만들어져야 한다”며 “어떤 상황이 발생하고 나면 수습하기 어렵다. 막연히 이전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노조는 여기서 항의할 것이 아니라 대책 마련에 더 힘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7일 오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내 2공장 생고무 정련 공정에서 불이 나 2공장 대부분이 불에 탔다. 핵심 설비가 집중된 2공장이 불에 타면서 공장 가동 중단 장기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광주=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