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산단 살리겠다”…대선주자들, 불황 빠진 석유화학업계에 구애

입력 2025-05-28 08:55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둔화로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 산업이 21대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지원 공약에 주목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까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석화업계 구원’을 약속하면서 산업계의 표심 잡기에 나선 모습이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최근 수년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기준 126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LG화학 석유화학부문도 565억원의 적자를 냈다. 업계는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R&D 등 사업 재편에 나서고 있지만, 근본적인 산업 체질 개선을 위한 정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재명 후보는 대표적인 탄소다배출 업종 중 하나인 석유화학 산업의 저탄소 전환과 기술 혁신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전남 여수시 지역 공약으로는 ‘석유화학 특별법’ 제정을 내세워 공급 과잉으로 위기에 처한 산업단지의 구조개편과 친환경 스페셜티 제품 개발을 정부 주도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여수국가산업단지에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금호석유화학그룹 등 국내 주요 석유화학업체가 입주해있다.

김문수 후보는 울산 방문에서 “지금 석유화학이 어려운데다가 수소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확실히 울산을 다시 한 번 제조업의 기적의 도시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다만 석유화학업계에 대한 구체적인 법·제도 공약은 아직 제시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국민의힘 정책총괄본부가 광역권 공약에서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조정 및 탄소중립 전환을 포함한 ‘대전환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후보는 공식 유세 첫 행선지로 여수국가산업단지를 택해 존재감을 부각했다. 이 후보는 현장에서 “석유화학단지가 중국과의 물량 경쟁, 덤핑 경쟁 속에서 이익률이 급감하고 있다”며 산업 전반의 리쇼어링과 산업단지 재도약 방안을 공약했다. 그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규제 완화 및 기업 유인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산업단지 회생을 지원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는 후보들이 석유화학 산업의 현실을 인식하고 다양한 해법을 제시한 데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석화 업계 관계자는 “연구개발 세제혜택이나 구조조정 지원책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빠르게 추진되길 바란다”며 “실현 가능한 공약이 되려면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실행 전략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