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에너지건축물’에 투입되는 친환경 기술 무엇?

입력 2025-05-28 05:01 수정 2025-05-28 05:01
녹색기술 인증을 취득한 고내식성 강재 엘리비이터 피트 시공 및 모형. DL건설 제공

건설업계가 제로에너지 건축물(ZEB)에 주목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과 탄소배출 저감 목적도 있지만, 당장 오는 6월 말부터 정부가 민간이 짓는 아파트에 ZEB 인증을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친환경 기술을 개발하고 들여다보고 있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친환경 공법, 에너지절약형 조명, 건물일체형 태양광 시스템 등 ZEB를 위한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ZEB는 오는 6월 30일부터 연면적 1000㎡ 이상 민간 건축물과 30가구 이상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적용된다. ZEB는 에너지 절감과 신재생에너지 설비 등으로 에너지 소요량 자체를 충당하는 ‘친환경 건축물’에 대해서 인증하는 제도다.

ZEB는 에너지 자립률 등에 따라 총 5개 등급으로 구분된다. 이 중 5등급(자립률 20~40%) 수준에 준하는 규제를 공공주택을 넘어 민간아파트까지 의무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건설업계는 팔을 걷고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DL건설은 지난 23일 롯데건설, 두산건설, 제이테크이엔씨와 공동으로 ‘고내식성 엘리베이터 피트 시공 기술’을 개발했다. 녹색기술 인증을 받은 이 공법은 기존의 현장타설 콘크리트 방식 대신, 고내식성 강판과 측면 차수키, 다용도 철단을 활용해 강재 구조체로 엘리베이터 피트를 시공하는 기술이다.

쉽게 말해 강재 구조체로 엘리베이터 피트 하부를 형성하는 것이다. 기존 기술 대비 터파기 깊이가 감소하고 기초 철근 콘크리트 사용량이 감소해 강재 사용량은 기존기술대비 약 72% 감소, 콘크리트 사용량은 약 84% 감소 등 원자재 사용량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환경산업기술원 기준의 탄소배출계수를 적용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600가구 아파트 기준 29만5376.59㎏CO2에서 5만6854.83㎏CO2로 약 8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GS건설은 최근 자체 개발한 ‘에너지 절약형 조명’을 브랜드 ‘자이(Xi)’에 적용하고 있다. 이 조명 시스템은 초고효율 LED와 IoT(사물인터넷)기반으로 구성돼 있다. 제어 기능으로 기존 대비 30~50% 수준의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줄일 수 있어. 전기요금 절감과 탄소 배출 감소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

롯데건설은 롯데케미칼·엡스코어·스탠다드에너지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본사 사옥에 ‘건물일체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BIPV)을 설치해 시범 운영 중이다. 건물 외벽에 설치돼 전력을 생산하면서 외장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도심형 건물 활용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현대건설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 건물 에너지 관리 시스템’(BEMS)으로 에너지 효율을 실시간으로 관리, 국내 최초로 ‘고층형 제로에너지 빌딩 인증’을 받았다. 포스코이앤씨는 태양광 설비를 활용해 단열·창호 성능을 높여 세대당 에너지 소비를 최대 35%까지 절감하고 에너지 자립률을 두 배 이상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