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유엔기념공원의 동문이 24년 만에 새롭게 단장된다. 유엔기념공원관리처는 오는 29일 오전 동문 준공 기념행사를 열고 새 출입문을 시민들에게 공개한다고 27일 밝혔다.
행사에는 서정인 유엔기념공원관리처장, 문종승 뮤제씨엠 대표(디자인·제작), 구본상 LIG그룹 회장,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 오은택 남구청장, 김광우 유엔평화기념관장, 김태선 유엔평화봉사단장, 시민 등 5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동문 교체는 LIG그룹의 기부로 추진됐다. 2001년 건립된 기존 동문은 그간 철근 골조 노후화로 교체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새 동문은 한국 전통 격자무늬를 활용한 절제된 디자인으로 재설계됐다.
현재 유엔기념공원에는 정문과 동문, 두 개의 출입문이 있다. 정문은 고(故) 김중업 건축가의 작품으로, 유엔군 참전과 자유·평화의 의미를 담은 상징적인 구조물이다. 이번에 교체되는 동문은 정숙함과 경건함을 강조한 절제된 형태로, 공원의 공간적 성격을 한층 강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동문은 전체 참배객의 약 30%가 이용하는 주요 출입로로, 연간 약 13만 명이 드나드는 통로다. 주로 지역 주민과 공원 방문객들이 사용하는 길목인 만큼, 이번 교체는 실용성과 상징성을 모두 반영했다는 것이 관리처의 설명이다.
동문 중앙에는 새롭게 디자인된 유엔기념공원 로고도 부착됐다. 유엔 상징 마크 위에 철모를 얹은 형태로, 자유와 평화를 위해 희생한 유엔군의 정신을 형상화했다.
구본상 LIG그룹 회장은 “먼 타국에서 피어난 용기와 희생의 정신이 이곳에서 영원히 살아 숨 쉬길 바란다”며 “그 뜻을 담아 동문을 기증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정인 유엔기념공원관리처장은 “이번 동문 교체는 단순한 시설 보완을 넘어 유엔기념공원의 상징성과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라며 “참배객들이 경건한 마음으로 공원을 찾을 수 있도록 공간 정비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