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女배구, VNL 강등 피할까… 현실적 목표는 ‘2승’

입력 2025-05-27 16:33
페르난도 모랄레스 여자 배구대표팀 감독이 23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공개훈련 현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이 올해 첫 국제대회인 2025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결전에 나선다. 이번 대회에선 최하위로 처지면 강등될 수 있어 사활을 걸어야 한다.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28일 VNL 1주 차 경기가 열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로 출국한다. 지난 9일부터 진천선수촌에서 소집 훈련을 이어온 대표팀은 내달 5일 독일전을 시작으로 3주에 걸쳐 매주 4팀과 12경기를 치른다.

여자 배구대표팀 선수들이 23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공개 훈련 현장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VNL 출범 당시 ‘핵심 국가’로 지정됐던 여자 대표팀은 지난해까지 이 자격을 유지해 강등을 면했다. 그러나 규정 변경으로 올해부터는 전체 18개 참가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하면 하부 대회격인 챌린저컵으로 떨어진다. 앞서 남자 대표팀도 2018년 VNL에서 최하위(1승14패)를 기록하면서 챌린저컵으로 강등된 바 있다.

대표팀이 처한 현실은 매우 어둡다. 김연경, 양효진 등 베테랑들이 태극마크를 반납한 이후 3년에 걸쳐 VNL 30연패 수모를 겪은 대표팀은 지난해 모랄레스 감독 체제에서야 긴 연패 사슬을 끊었다. 그러나 직전 대회 역시 2승10패로 16개국 가운데 15위에 그치며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최근의 흐름도 썩 좋지 않다. 이달 ‘KYK 인비테이셔널 2025’에서 이벤트 성격으로 열린 올스타전에서도 대표팀은 무력한 모습을 보였다. 세트당 20점씩 4세트까지 80점을 먼저 뽑는 팀이 이기는 방식으로 진행된 경기에서 불안한 조직력을 드러내며 59대 80으로 완패를 당했다.

지난달 6년 만에 성사된 태국과 올스타전에서도 힘을 쓰지 못했다. 대표팀 맞대결로 이목을 끌었던 2일차 경기에서도 내내 끌려가더니 결국 세트 스코어 1대 3으로 졌다. 지난해 VNL 30연패 기록을 마감할 때 꺾었던 팀을 상대로 거둔 패배라 더욱 쓰라렸다.

기대 이하의 경기력에 조심스럽게 ‘12경기 전패’ 우려도 나온다. 모랄레스 감독 역시 현실적인 목표로 ‘VNL 잔류’와 ‘최소 2승’을 내걸었다. 꺾을 만한 상대로는 지난해 VNL 최하위였던 불가리아와 지난 대회 승리 전적이 있는 프랑스(당시 3대 2 승리)가 꼽힌다.

전력 구멍을 메워야 하는 부담도 있다. 핵심 날개 공격수 정지윤(현대건설)이 정강이 피로 골절로 전력에서 이탈한 탓이다. 정지윤은 최근 검사 결과 상태가 다소 호전돼 브라질에는 동행하기로 했지만, 경기에 출전하거나 훈련을 소화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