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재배적지 북상한다고?…경남서도 잘 크는 ‘화이트문’ 있다

입력 2025-05-27 11:06
경남도농업기술원 사과연구소가 육종한 국내 품종 사과 '화이트문'이 재배농가에 본격 보급된다. 경남도 제공

일본 품종 사과 ‘후지’의 재배적지가 기후변화에 따라 점점 북상하는 가운데 경남의 저지대에서도 잘 자라는 국내산 사과품종이 본격 보급된다.

경남도농업기술원은 다음달 시범사업 농가에 자체 육종한 사과 신품종 ‘화이트문’의 재배단지 조성을 본격화하기 위해 묘목 2000그루를 보급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현재 국내 사과 재배농가의 약 66.4%가 일본 품종 ‘후지’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기후 변화로 재배 적지가 북상하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요구가 다양해지면서 국산 품종 개발과 보급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경남농기원 사과연구소는 2012년부터 10년간 품종을 육성해 ‘화이트문’을 개발해 지난해 국립종자원으로부터 품종보호권을 획득하면서 품질을 공식 인정받았다.

‘화이트문’은 저지대에서 자라도 우수한 과피 착색을 자랑한다. 또 사과를 잘랐을때 갈변(갈색으로 변하는 현상)이 억제되는 특성으로 생식용은 물론 가공용으로도 적합한 품종이다.

과육이 달처럼 하얘서 ‘화이트문’인데 10월 중·하순에 수확되는 중·소과 품종이며 당도와 산미의 조화가 좋다.

기존 사과 가공품은 국내 주류인 후지에 집중되면서 매년 안정적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데다 사과를 생산에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경남도가 육성한 화이트문으로 사과 가공품을 생산하면 기존 후지보다 생산량과 맛, 재배방법에서 이점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거창군의 가공업체와 화이트문 활용 제품 생산 협약을 체결하면서 가공용 원료 확보와 신품종 안정적 공급을 위한 재배 면적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농기원은 거창군농기센터와 협력해 화이트문 재배단지 조성 시범사업에 나서 6월 중 대상 농가에 보급할 묘목 2000그루를 포트묘로 관리 중이다. 전문 묘목 업체와 통상실시 계약을 체결하는 등 묘목 생산 체계도 구축했다.

김현수 연구사는 “기후 변화에 선제 대응하는 지역 맞춤형 품종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농가의 소득 증대와 경남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창원=이임태 기자 si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