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가, 4조원 조달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투자

입력 2025-05-27 09:3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가족의 미디어 기업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이 가상화폐를 매입하기 위해 30억 달러(약 4조1000억원)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들은 TMTG가 주식과 전환사채를 각각 20억 달러, 10억 달러 발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전환사채는 발행 기업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붙어있는 채권을 뜻한다.

트럼프 대통령 소유인 SNS 트루스소셜 모회사인 TMTG 시가총액은 지난 23일 기준 약 60억 달러다. TMTG는 강력한 수요에 힘입어 자금 조달 목표를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계획은 이번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한 가상화폐 관련 행사에서 공개될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J.D 밴스 부통령, 트럼프 대통령의 두 아들 도널드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 행정부 가상화폐 차르 데이비드 색스가 행사에 참석해 연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TMTG의 이 같은 행보가 주식과 전환사채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비트코인을 사들인 스트래티지(전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TMTG는 또 가상화폐 상장지수펀드(ETF)도 출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TMTG의 이번 자금 조달 계획은 또 다시 이해충돌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은 지난해 9월 가상화폐 플랫폼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을 출범해 트럼프 대통령 부부 밈 코인 등을 판매한 데 이어 올 3월 ‘USD1’이라는 이름의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밈 코인 ‘트럼프 코인’을 대거 보유한 이들을 초청해 비공개 행사를 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미국을 세계 암호화폐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언하는 등 가상화폐에 관심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해 대선에서 승리한 후 현재 약 30억 달러에 달하는 TMTG 지분 53%를 도널드 주니어가 관리하는 신탁으로 이전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