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휴가 낸 학생에 “바지 내려 증명하라”… 중국 대학 규정 논란

입력 2025-05-27 09:32 수정 2025-05-27 15:34
중국의 대입 수험생들.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AFP 연합뉴스

중국의 한 대학이 생리 휴가를 내겠다는 여학생에게 바지를 내려 증명하라고 요구해 논란을 빚고 있다.

27일 홍콩 일간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베이징공업대학 겅단 학원의 한 여학생은 최근 생리 휴가를 내러 캠퍼스에 있는 클리닉을 찾았다가 여직원에게 ‘생리 중이 맞는지 확인해야 하니 바지를 내리라’라는 요구를 받았다. 해당 직원은 ‘생리 중인 모든 여학생이 바지를 내려 확인을 받은 뒤 휴가 통지서를 받아야 하느냐’라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그렇다. 이것은 내가 정한 것이 아니다. 학교 규정”이라고 답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학교 측은 “해당 직원은 학교가 정한 표준 절차에 따라 행동한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학교 관계자는 현지 언론 등과 인터뷰에서 “이 규정은 여학생들이 병가를 남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오랫동안 시행돼 왔다. 한 학생은 한 달에 생리 휴가를 네댓 번이나 신청하기도 했다. 이런 정책을 시행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문제를 제기한 학생이 SNS에 올린 동영상과 학교 측 성명은 삭제된 상황이다.

중국에서 대학생들이 인권을 침해당하는 일은 종종 일어난다. 지난해에는 일부 대학이 기숙사에서 화재 위험을 키운다며 사생활 보호를 위해 학생들이 애용하는 침대 커튼을 전부 떼라고 지시해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