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동탄에 제4병원 설립…양성자 암 치료기 도입”

입력 2025-05-27 07:45 수정 2025-05-27 07:46
윤을식 고려대 의료원장이 26일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고대의료원 제공

고려대 의료원이 경기도 화성시 동탄에 2035년 개원을 목표로 700병상 규모의 제4 병원을 건립할 계획을 세웠다. 또 의료원 산하 안암·구로·안산병원 중 한 곳에 중증 암 환자 치료를 위한 최첨단 입자 가속기인 양성자 장비를 도입키로 했다.

고려대의료원은 2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증 난치성 질환 정복을 위한 ‘2028 대전환’을 선언했다. 2028년은 의료원 개원 100주년이 되는 해다.
의료원은 “양적 확대라는 의료계의 기존 성장 모델의 답습이 아닌, 차별화된 상급종합병원으로서의 구조적 대혁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이면에는 환자 맞춤형 미래의학, 독보적인 연구 역량, 글로벌 창의인재양성 체계를 갖췄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의료원은 애초 경기도 남양주와 과천에 네 번째 병원 설립을 검토했지만 무산됐고 화성시 동탄 지역을 새 병원 후보지로 정했다. 오는 7월 ‘화성동탄2’ 종합병원 건립 패키지형 개발사업 민간 사업자 공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의료원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공모에 참여키로 했다. 공모에는 다른 2개의 대학병원도 컨소시엄을 형성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을식 고대 의료원장은 “수도권 병상 총량제로 묶여 있긴 한데, 화성시는 1300병상 정도가 부족한데다 인구가 많고 삼성반도체 공장 등 주요 기업이 들어와 있어서 의료 수요가 있다”면서 “컨소시엄 중에서 우리가 제일 강하다”고 설명했다. 의료원은 2035년 700병상으로 개원한 후 1000병상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손호성 의무기획처장은 “이미 수년 전부터 새 병원을 준비해 온 우리 의료원은 도시개발 및 주변 인프라 구축에 열쇠를 쥐고 있는 지자체와 ‘그라운드 제로’ 단계부터 함께 해, 중증 난치성질환 극복을 위한 신의료기술과 경계를 넘나드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도입한 스마트병원을 구현해 지역 공동체와 의료체계에 기여하는 상생 의료기관을 창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대 의료원은 또 양성자 암 치료기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수소 원자의 핵을 구성하는 양성자를 빛의 60% 속도로 가속해 에너지를 증폭시키고 이를 암에 쏘아 파괴하는 차세대 암 치료기다. 국내에는 국립암센터와 삼성서울병원에 2대가 설치돼 있다. 의료원은 도입할 입자 가속기로 양성자와 중입자 치료기를 두고 고심했지만 결국 양성자를 선택했다고 했다. 중입자는 수소 보다 무거운 탄소 입자를 가속해 암을 파괴하는 장비다. 현재 세브란스병원이 도입해 이미 치료를 시작했고 서울대병원(경남 기장군), 서울아산병원이 도입 준비를 하고 있다.
윤 의료원장은 “양성자와 중입자 치료기가 각각 장단점이 있고 일본의 경우도 양성자 치료와 중입자 치료를 하는 병원이 따로 있다. 그 병원의 규모나 실적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다. 우리는 양성자가 가성비가 더 좋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중입자 치료기는 이미 국내에 3대가 도입 혹은 들어오기로 돼 있다. 우리나라 암 환자 치료에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지금 도입 계약을 하더라도 의료원 산하 3개 병원 중 부지를 선정하는 등 실제 건립은 5년 뒤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의료원은 밝혔다.

윤 원장은 “의료원 설립 100주년인 2028년까지 중증 난치성 질환 중심 의료기관으로 대전환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스마트 초정밀의학 적용을 통해 위중한 질병에 시달리는 환자들에게 집중해 건강한 의료전달체계에 기여하는 새로운 개념의 ‘제4차 의료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