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현충일에도 “쓰레기” “괴물들”이라며 바이든·판사 비난

입력 2025-05-27 07:2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주먹을 쥐는 제스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 기념식에서 전몰 군인들을 추모하며 “그들의 용기는 이 세상에서 가장 자유롭고 위대하며 고귀한 공화국을 우리에게 안겨줬다”고 말했다. 다만 소셜미디어에서는 전혀 다른 어조로 자신의 이민자 추방 계획에 제동을 건 연방 판사들을 향해 “괴물들”이라고 부르며 비난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미국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은 국가가 부를 때 주저하지 않고 모든 것을 바쳐 헌신한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그들에게 진 빚은 영원하며 시간이 지난다고 줄어드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어 “그들의 용기에 대한 가장 큰 기념비는 대리석이나 청동에 새겨진 것이 아니라 미국”이라며 “우리는 그들의 영원하고 항구적인 영광에 경례를 보내면서 미국을 더 강하고 자랑스럽고 자유롭고 위대한 국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길고 고됐던 지난 4년을 뒤로하고 공화국을 바로 잡고 있다”며 전임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한 뒤 경례를 하고있다. 연합뉴스

트럼프는 연설 후반부에는 내년에 미국 독립 250주년을 맞아 대형 축하 행사를 할 것이라며 “어떤 면에서는 내가 두 번째 임기를 놓쳐서 다행”이라고 농담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는 월드컵도 올림픽도 있다”고 했다. 대통령직을 연임하지 않고 ‘징검다리’로 당선돼 주요 행사를 본인이 주관할 수 있다는 취지다.

또 트럼프는 다음달 14일 예정된 육군 창설 250주년 기념행사를 언급하며 “월드컵도, 올림픽도 전부 압도할 행사”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연설 전 무명용사의 무덤을 찾아 헌화했다. 헌화에는 J D 밴스 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동행했다.

트럼프는 이날도 트루스소셜에 과격한 어조로 판사 비난을 이어갔다. 그는 이날 행사에 앞서 “지난 4년간 미국을 파괴하려고 시도한 쓰레기(scum)를 포함해 모든 분에게 메모리얼 데이를 축하한다”며 “연방 대법원과 전국의 선량하고 자비로운 판사들이 미국을 지옥으로 보내려는 괴물들의 결정으로부터 우리를 구해주길 희망한다”고 적었다. 트럼프는 미국에 유입된 외국 범죄자를 거론하면서 “이들 모두는 사악하고 위험한 이념에 사로잡힌, 미국을 증오하는 판사들에 의해 보호되고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트럼프가 언급한 쓰레기가 바이든 전 대통령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행복한 메모리얼 데이 되세요(Happy Memorial day)”라고 적었는데 전몰 군인을 기리는 날에 이런 인사를 하는 것은 금기시된다고 미국 언론들은 꼬집었다. 트럼프는 별도 게시물에서는 뇌물과 사기 혐의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은 전직 보안관 스콧 젠킨스에 대해 “부패하고 무기화한 바이든 법무부에 의해 지옥으로 끌려갔다”며 완전한 사면을 내린다고 밝혔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