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신공항 공기 연장… 민주당 “박형준 직무유기” vs 부산시 “사실무근”

입력 2025-05-26 16:45
이용객이 몰려 혼잡한 김해공항 국제선 터미널 모습. 큰 사진은 가덕도신공항 조감도. 부산시 제공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가덕도신공항 공사 기간 연장을 둘러싸고 박형준 부산시장에게 직무 유기 의혹을 제기하며 정면 공세에 나섰다. 박 시장이 현대건설 출신 인사를 신공항 특별보좌관으로 임명한 점을 들어 유착 가능성도 함께 언급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사실무근”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민주당 부산시당 시정평가대안특별위원회는 26일 부산시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형준 시장이 현대건설 임원 출신인 박구용 씨를 신공항 특별보좌관으로 임명해 놓고도, 공사 기간 연장 계획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해명은 시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인호 위원장은 “신공항 특보의 핵심 역할은 사업자와의 소통인데, 공사 기간이 84개월에서 108개월로 늘어난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무능 아니면 방조”라며 “두 경우 모두 명백한 직무 유기”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수의계약 체결 당시 동의했던 공사 기간을 일방적으로 연장한 데 대해 국토교통부도 사전 승인 없이 침묵했다”며 “이 과정에서 부산시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특위는 해당 사안에 대해 검찰 고발과 국민권익위원회 신고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시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박광명 시 대변인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박 시장 취임 이후는 물론, 최근 10년간 부산시 건설본부가 발주한 주요 사업에 현대건설이 참여한 사례가 없다”며 “사전 협상제를 통해 추진된 대형 개발사업에도 현대건설의 참여 이력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덕도신공항은 국토부가 주관하는 사업”이라며 “시는 현대건설의 계획 제출 이전부터 공사 기간 연장 논의 기류를 인지하고, 국토부에 수차례 반대 입장을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 박 시장 역시 방송 출연 등을 통해 같은 입장을 공개적으로 설명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이번 의혹 제기는 명백한 허위사실이자 정치적 의도를 가진 흑색선전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지금은 엄중한 대통령 선거 시기”라며 “정쟁에 가덕신공항을 끌어들이는 것은 지역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