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동대문구 이문동에 위치한 이 아파트 단지에는 지난주 금요일부터 나무 등 기존의 조경을 갈아엎은 뒤 커다란 돌을 설치하는 공사가 이어지고 있다.
설치된 돌들은 사람 키를 훌쩍 넘을 정도로 크기가 거대하다. 앞면에는 아파트 이름 일곱 글자가 예스러운 서체로 쓰여 있다. 일부 돌은 막 산에서 공수한 듯 투박하고 얼룩덜룩한 모습이다.
조경석 논란은 시민 A씨가 지난 24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사진을 공유하며 문제 제기를 해 온라인상에서 공론화됐다. A씨는 “이게 맞는 거냐. 조합원, 일분자(일반 분양자)에게 아무런 고지도 없이 조합장 패거리 독단적으로 저 흉측한 돌덩이를 수 개씩 끌고 와서는 멀쩡한 조경, 나무, 잔디 밀고 박아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25년 신축 단지에 이게 말이 되느냐”며 “저 돌 하나에 6000만원이라는데 앞으로 갖고 올 바윗덩어리가 20개 넘게 남았다더라. 30개를 18억원에 계약했다고 한다. 너무 어이가 없다”고 토로했다.
주민 간 찬반은 엇갈렸다. 일부 입주민은 “잘해놓은 조경을 뽑고 (돌을) 설치해버렸다” “무슨 돌비석 같은 걸 설치하나. 80년대 아파트냐”며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재개발조합 측은 “조경석을 좋아하는 조합원도 있다”고 반박하며 조경석 설치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파트 조경석 논란은 SNS도 달구고 있다. 부동산 정보 앱 호갱노노에서는 이 아파트가 실시간 1위로 등극했고, 네이버 부동산 카페에는 글씨체에 대한 지적부터 “산 정상인 줄 알았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