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순간, 경남형 통합돌봄이 큰 힘 됐습니다

입력 2025-05-26 12:17 수정 2025-05-26 12:42
거창군 주민 신모(65·여)씨가 통합돌봄 당국에 감사의 손편지를 보내왔다. 경남도 제공

경남 거창군에 사는 신모(65·여)씨는 신장 투석을 위해 매주 병원에 다닌다. 하지만 콜택시 예약이 쉽지 않고 대중교통도 여의치 않아 병원 방문 때마다 피로가 쌓여갔다. 이 때문에 심리적 고립감과 우울감이 더 높아졌다.

마을 이장의 의뢰로 거창군 보건진료소와 통합돌봄센터, 복지관 등 유관기관이 신씨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월 4회 병원 이동을 도와줄 ‘돌봄택시’와 안전을 외출을 도와줄 ‘이동보행보조기’를 지원하기로 했다. 안부 확인차 방문한 돌봄활동가는 장애인 전용 콜택시 예약 신청도 도와줬다.

병원 이동의 부담이 줄면서 몸과 마음에 여유가 생긴 신씨는 마을회관에 나가고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이웃과 교류도 늘고 삶의 활력을 되찾고 있다.

사천시 김모(50·여)는 중증 치매를 앓는 79세 어머니를 돌보며 살고 있다. 직장을 포기하고 간병에 매달리다 경제적 어려움이 생기자 우울증을 앓게 됐다. 외부활동이 줄고 강박증으로 청소를 하지 못하면서 집 내부가 쓰레기와 음식물 찌꺼기로 가득했다.

돌봄 유관기관들은 김씨의 위기 상황을 공유하고 이 가족에 필요한 돌봄계획을 수립했다. 가장 시급했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청소·방역·폐기물 처리를 하는 클린버스가 집안을 치웠고, 치아가 없어 일반식을 못먹는 어머니를 위한 반찬도 지원했다.

도움의 손길 속에서 강박증을 치료 중인 김씨는 “그간 어머니를 잘 모시지 못한다는 죄책감 에 시달렸지만,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고 이제는 경제활동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기의 순간, 경남형 통합돌봄이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경남도가 올해 1월 ‘통합돌봄과’를 신설하고 경남형 통합돌봄 체계를 구축해 온 효과다.

경남형 통합돌봄은 기존의 나눠져 있던 복지서비스를 통합‧연계해 돌봄이 필요한 이들에게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통합 지원하는 서비스 전달체계다.

도는 통합돌봄의 원활한 작동을 위해 읍면동 ‘찾아가는 보건복지팀’을 중심으로 통합돌봄 창구 운영, 전담 인력 배치, 민·관 협의체 구성 등으로 복지정책을 펼치고 있다. 돌봄 필요자 의무 방문제 도입과 통합돌봄 전문가 양성도 늘리고 있다.

백종철 경남도 통합돌봄과장은 “경남형 통합돌봄을 통해 소외됐던 도민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삶을 회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체계구축과 현장 실행력을 더욱 강화해 도민 삶의 질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이임태 기자 si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