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강혜지(34)가 일본의 벽에 부딪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생애 첫 우승에 실패했다.
강혜지는 26일(한국시간) 멕시코 킨타나오로주 플라야 델 카르멘의 엘 카말레온GC(파72·6583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멕시코 리비에라 마야 오픈(총상금 250만달러)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 2개에 버디 3개를 묶어 1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5언더파 283타를 기록한 강혜지는 단독 3위로 대회를 마쳤다. 개인 역대 최고 성적이다. 이전까지 최고 성적은 지난해 7월에 열린 2인 1조 대회, 다우 챔피언십에서 김인경(36)과 함께 출전해 거둔 공동 3위다.
우승은 마지막날 6타를 줄여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이와이 치사토(일본)가 차지했다. 재미동포 제니 배의 추격을 6타 차 2위로 따돌린 완벽한 우승이다.
강혜지는 2009년 LPGA 투어에 입문했다. 이 대회 전까지 291개 대회에 출전했으나 우승은 없었다. 풀 시드가 없는 올 시즌에도 강혜지는 이번까지 3차례 대회에 출전했으나 앞선 2개 대회에서는 컷 탈락했다. 통산 ‘톱10’ 입상은 이번 대회까지 포함해 20차례다.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5위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간 강혜지는 7번 홀(파5)과 10번 홀(파3)에서 연속 보기로 주춤했으나 11번 홀(파4), 13번 홀(파5), 18번 홀(파5)에서 버디를 골라 잡아 언더파로 최종 라운드를 마쳤다.
강혜지는 대회를 마친 뒤 “그동안 경기력이 좋지 않았고, 경기에 집중하는 법도 잊고 있었던 것 같다”며 “동료들의 좋은 플레이 모습을 보면서 차분하게 집중하는 느낌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혜지는 이날 남자 친구가 선물한 애니메이션 캐릭터 ‘미니언즈’의 노란색 양말을 신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남자친구가 네 켤레를 사줬는데, 처음엔 ‘이런 것도 있구나’라고 생각했다”며 웃은 뒤 “1라운드부터 한 켤레씩 신었고 이 양말이 행운을 가져온 것 같다. 앞으로 계속 신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혜진(25·롯데)과 이소미(26), 신지은(33)은 공동 4위(최종 합계 4언더파 284타)로 대회를 마쳤다. 최혜진과 신지은은 올 시즌 두 번째 ‘톱10’, 이소미는 첫 번째 ‘톱10’이다.
올 시즌 LPGA투어에 데뷔한 이와이는 1타 차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갔으나 마지막날 보기는 1개로 줄이고 버디 7개를 솎아내 6언더파 66타를 쳐 역전승으로 데뷔 첫 승을 장식했다.
이와이는 지난해까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통산 6승을 거둔 뒤 쌍둥이 언니인 이와이 아키에와 함께 올해 LPGA투어에 데뷔했다. 이번 우승으로 이와이는 신인왕 포인트 2위로 올라섰다. 신인상 포인트 1위는 올 시즌 한 차례 포함해 5차례 ‘톱10’에 입상한 다케다 리오(일본)다.
올 시즌 LPGA투어에서 신인 선수가 우승한 건 이번까지 세 번째다. 지난 3월 블루베이 LPGA에서 다케다가 우승했고, 지난달엔 잉리드 린드블라드(스웨덴)가 JM 이글 L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