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수가 넘기엔 높았다… ‘철벽’ 김민철 ASL 4회 연속 우승

입력 2025-05-25 17:50 수정 2025-05-25 18:07
김민철이 25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ASL 시즌19 결승전에서 도재욱을 세트 스코어 4대 3로 이긴 뒤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SOOP 제공

20년을 기다린 프로토스는 천적인 저그의 철벽을 뚫지 못했다. ‘철벽’이란 닉네임으로 유명한 김민철이 ‘괴수’ 도재욱을 누르고 전무후무한 4회 연속 우승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김민철은 25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ASL 시즌19 결승전에서 도재욱을 상대로 세트 스코어 4대 3 승리를 거뒀다.

91년생 김민철은 시즌16부터 이번 대회까지 4회 연속 우승을 해냈다. 그 누구도 하지 못한 성과다. 또한 이영호와 함께 최다 우승 부문 공동 선두에 올랐다. 그는 4회 결승에 올라 모두 이기며 ‘결승 승률 100%’의 기록도 썼다. 김민철은 우승상금 3000만원을 거머쥐었다. 준우승자 도재욱에겐 1000만원이 수여됐다.


SOOP에서 주최하는 ASL은 2016년 첫 시즌을 시작한 뒤 지금까지 누적 시청자 2억명을 넘긴 ‘스타크래프트1’ 대회다. 해당 게임으로 명맥을 유지 중인 유일한 대회다. 주최측에 따르면 이날 500석 규모의 좌석은 조기에 매진되고 입석 관중까지 약 1500명이 현장에서 대회를 관람했다.

첫 전장에선 김민철이 승전보를 울렸다. ‘이클립스’에서 김민철은 오버로드 정찰 후 초반 저글링 난입으로 도재욱의 자원 채취를 방해한 데 이어 뮤탈리스크로 본진 넥서스를 파괴하며 손쉽게 승리를 거머쥐었다.
경기를 준비하는 도재욱. SOOP 제공

‘메트로폴리스’는 도재욱이 반격했다. 김민철의 히드라웨이브를 예측하고 프로브를 미리 포톤 캐논 앞에 배치하며 깔끔하게 막은 도재욱은 발업 질럿을 앞세워 상대 멀티를 견제하는 동시에 커세어로 오버로드를 다량 처치했다. 이후 다크 템플러 견제에 시달린 김민철은 뮤탈리스크 찌르기를 감행했으나 득점에 실패하며 GG를 쳤다.

‘데스 밸리’는 다시금 김민철이 웃었다. 도재욱의 전진 게이트를 일찍 눈치 챈 김민철은 발업 저글링을 다수 생산해 전진 게이트를 넘어 상대 본진까지 입성해 승리를 따냈다. 4세트 ‘라데온’은 다시 도재욱이 승기를 꽂았다. 힘대힘 싸움 양상에서 저그의 물량 공세에 밀리지 않고 프로토스 병력을 쏟아내며 상대를 압도했다.

‘데자뷰’도 도재욱의 차지였다. 동서로 나뉜 힘싸움 양상에서 디파일러까지 나온 저그의 효율적인 전투를 힘으로 압도했다. 하지만 6세트 ‘도미네이터’에선 목동 체제를 갖춘 김민철이 기동전을 벌이며 프로토스의 자원을 끊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우승 후 무대에 선 김민철. SOOP 제공

운명을 가른 전장 ‘폴스타’의 주인공은 김민철이었다. 김민철은 이른 시간 오버로드 속도 업그레이드로 상대에게 러시 압박을 준 뒤 확장기지를 늘리는 영리한 플레이로 유리하게 출발했다. 도재욱이 추가 확장을 노렸지만 이미 디파일러를 뽑은 김민철은 효율적으로 이를 억제했다. 끊이지 않는 저그 물량에 도재욱은 이날 4번째 GG를 쳤다.

고양=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