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검출된 전체 마약류 중 합성대마 등 신종 마약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7년 만에 10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에 대한 합성대마류 압수 건수 중 78.4%가 전자담배 형태와 액상형으로 나타나, 청소년층 사이에서 변형된 형태의 합성대마도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마약류 감정 건수는 2018년 약 4만3808건에서 지난해 약 12만703건으로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과수는 25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마약류 감정백서 2024’를 발간했다. 먼저 신종 마약류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종 마약류는 화학 구조를 바꿔 새롭게 합성한 마약이다. 주로 기존 마약류의 법적 규제를 피하기 위해 제조된다. 지난해 검출된 신종 마약류의 비중은 34.9%에 달했다. 이는 2017년 3.4%보다 약 10배 증가한 수치다. 구체적으로 합성대마류(15.2%), 케타민(10.1%), 엠디엠에이(4.2%), 반합성대마(3.0%), 코카인(1.6%) 등의 순이었다.
기존 마약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트암페타민의 비중은 2017년 55.2%에서 지난해 47.7%로 줄었다. 같은 기간 양귀비는 12.9%에서 2.1%로, 대마는 19.7%에서 12.1%로 감소했다.
청소년·청년층에선 변형된 형태의 합성대마 남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에게 압수한 합성대마류 176건 가운데 78.4%에 해당하는 138건이 전자담배 또는 액상 형태였다. 20대에게서 압수한 합성대마류 3085건 중 71.5%인 2205건이 전자담배 또는 액상형이었다. 국과수 관계자는 “10~20대가 마약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며 “이들을 대상으로 한 예방과 치료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과수의 마약류 감정 건수는 12만703건을 기록해 2년 연속 12만건을 넘어섰다. 2018년 4만3808건과 비교하면 약 2.7배 늘어났다. 2022년부터 이어진 수사당국의 마약류 사범 집중 단속 등으로 감정 건수도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헌 기자 y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