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티풀’박현경, 54홀 노보기로 시즌 첫 승…우승 상금 1억8천만원 전액 기부

입력 2025-05-25 16:38 수정 2025-05-25 17:39
25일 경기도 여주의 페럼클럽에서 끝난 KLPGA투어 E1 채리티 오픈에서 시즌 첫승이자 통산 10승째를 거둔 박현경이 최종 라운드 4번홀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 박현경은 우승 상금 1억8000만 원 전액을 기부하기로 했다. KLPGA

‘큐티풀’박현경(25·메디힐)이 올 8번째 출전 대회에서 시즌 첫 승에 성공했다.

박현경은 25일 경기도 여주의 페럼클럽(파72·6366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E1 채리티 오픈(총상금 10억 원) 마지막날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4개를 잡아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 합계 16언더파 200타를 기록한 박현경은 2위(최종합계 15언더파 201타) 이채은(26·메디힐)의 집요한 추격을 1타 차이로 뿌리치고 우승 상금 1억8000만 원을 획득했다.

지난해 3승을 거둬 공동 다승왕을 차지했던 박현경의 시즌 첫 우승이자 통산 8승째다. 박현경은 이 대회 전까지 우승없이 4차례 ‘톱10’ 입상이 있었다. 그 중 최고 성적은 크리스 에프앤씨 KLPGA챔피언십 공동 7위였다.

선두에 1타 뒤진 단독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간 박현경은 이날도 보기를 하나도 범하지 않아 54홀 노보기 플레이를 완성했다. KLPGA 투어 ‘노 보기 우승’은 역대 12번째다.

박현경은 1번 홀(파4) 칩샷 실수로 보기를 써낸 이채은과 공동 선두가 되며 우승 경쟁에 불을 붙였다. 이채은이 2번 홀(파4) 버디로 반등하며 단독 선두를 되찾았지만, 박현경은 5번 홀(파5) 4m 남짓한 버디 퍼트를 넣어 다시 공동 선두가 됐다.

8번 홀(파3)에서 티샷을 2.8m 지점에 떨궈 버디를 추가해 단독 선두로 나선 박현경은 9번 홀(파5)에서 사실상 우승 원동력이 된 이글을 잡으며 3타 차이로 앞서 나갔다. 홀까지 28m 정도를 남기고 친 세 번째 샷이 굴러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간 것.

기세가 오른 박현경은 11번 홀(파4)에서도 칩샷으로 한 타를 더 줄였다.

그러나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간 이채은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그는11번 홀(230m)에서 원온으로 이글을 잡아 박현경 추격에 나섰다. 그리고 13번(파4)과 14번 홀(파3) 연속 버디로 공동 선두로 다시 올라섰다.

이후 경기 흐름은 박현경과 이채은의 매치 플레이 양상으로 치달았다. 17번 홀(파4)까지 팽팽했던 균형은 18번 홀(파5)에서 박현경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이채은의 두 번째 샷이 왼쪽 페널티 구역으로 들어갔고, 네 번째 샷도 그린에 올리지 못하며 결국 보기를 범하면서다. 기회를 잡은 박현경은 침착하게 3온에 성공해 2퍼트로 홀아웃해 우승을 확정지었다.
25일 경기도 여주의 페럼클럽에서 끝난 KLPGA투어 E1 채리티 오픈에서 시즌 첫승이자 통산 10승째를 거둔 박현경이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을 하고 있다. KLPGA

박현경은 중계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E1 채리티 오픈은 자선 대회의 의미가 있는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 대회다. 원래는 통산 10승째에 우승 상금 전액을 기부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의미 있는 대회에서 기부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전액을 내놓으려고 한다”고 우승 상금 전액 기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어 “적지 않은 부담감과 책임감이 있는 상태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많은 분의 응원 덕분에 상반기가 가기 전에 시즌 첫 우승을 해 기쁘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힌 뒤 “작년처럼 3승만 하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고 시즌 목표를 밝혔다.

KLPGA투어 147번째 출전 대회에서 첫 우승을 노렸던 이채은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첫날 선두에 오르며 시즌 2승에 도전했던 김민선(21·대방건설)이 이날 5타를 줄여 3위(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에 입상했다.

임희정(24)과 박결(29·이상 두산건설), 이동은(20·SBI저축은행), 박주영(34·동부건설), 최예림(25·대보건설)이 공동 4위(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로 대회를 마쳤다.

대회 2연패에 나선 작년 우승자 배소현(31·메디힐)은 공동 9위(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 2023년 우승자 방신실(20·KB국민은행)은 공동 17위(최종합계 7언더파 209타)로 마쳤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