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싱크홀 예방을 위해 올해 1462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편성한다. 인공지능(AI)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도 354억원 증액된다.
시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5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서울시의회에 26일 제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추경의 규모는 1조6416억원이다. 추경안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올해 시 예산은 49조7691억원으로 늘어난다. 추경의 3대 핵심 과제는 도시안전(1587억원), 민생안정(4698억원), 미래투자(1335억원)로, 3대 과제에 7620억원이 투입된다.
정상훈 시 기획조정실장은 브리핑에서 “이번 추경은 가장 절실한 민생, 안전, 성장 분야를 우선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핀셋 추경’”이라며 “시의회 의결 즉시 신속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도시안전 분야 예산의 약 92%(1462억원)는 싱크홀 예방에 투입된다. 지난 3월 강동구 명일동에서 대형 싱크홀이 발생해 1명이 사망하는 등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진 데 따른 대응이다. 먼저 노후 하수관로를 정비하는 예산이 1352억원 늘어난다. 이에 따라 올해 정비할 수 있는 노후 하수관로 길이는 84㎞에서 150㎞로 확대된다. 노후 하수관로는 누수가 잦은 탓에 싱크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노후 하수관로 정밀 조사(40억원), 대형 굴착공사장 GPR 탐사 강화(56억원) 예산도 신규 편성됐다.
시는 미래투자의 일환으로 AI 산업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예산 354억원도 추경안에 편성했다. 특히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AI대전환 펀드’에 100억원을 신규로 투입한다. 시는 내년까지 5000억원 규모의 대전환 펀드를 조성할 예정으로, 100억원을 선제적으로 출자해 민간자금을 유도할 계획이다.
민생안정 분야에는 저출생 대책을 강화하는 예산 1183억원이 포함됐다. 시는 임산부 교통비(73억원), 산후조리경비(25억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55억원) 등의 지원 예산을 추가 편성했다.
한편 시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매년 14%씩 가정용 하수도 요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에 따라 가정용 하수도 요금은 현행 톤당 400원(30톤 이하 구간)에서 내년 톤당 480원을 거쳐 2030년 770원까지 오른다. 가정용과 일반용, 욕탕용 등 전 업종으로 넓혀 보면 하수도 요금은 내년부터 매년 9.5%씩 올라 2030년까지 올해 대비 57% 인상된다.
시 관계자는 “하수도 사용료가 장기간 동결돼 싱크홀을 방지하기 위한 하수관로 보수 예산이 부족한 상황”라고 설명했다.
문동성 김용헌 기자 theMoon@kmib.co.kr